2차 훈련은 7km로 늘렸다.
그리고 날짜도 조금 길게 10일을 계획했다.
그래야만 3차 4차의 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이겨 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며
강도 높은 훈련에서 오는 부상을 어느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훈련은 차질없이 진행됐지만 간혹 저녁 술자리가 문제였다.
어느날 술이라도 뒈지게 먹어 못 뛴 날은
골 빠개지는 아픔에 출근은 못 할지라도
어김없이 한강은 나가 스트레칭과 상체 훈련은 했다.
(제자리에서 일어나기 하루에 200개, 윗몸 일으키기 100개씩 소화했다.
뛸때 쓰는 근육과 제자리에서 일어날때 쓰는 근육이 분명 달랐다.
내 생각에 이 운동을 많이 해주면 후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다리 근육이 풀리는 현상을 막아 줄것 같았다.)
옛날 같으면 택,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일 아니겠는가.
마라톤이 뭐 먹고 살 일이라고 골아픈 아침에 그 짓을 하겠는가
가만히 누워 타 주는 꿀물이나 마심서
온종일 사우나나 즐길 일이지..
무서운 집념이 솔솔 한강을 데웠다.
한 번 하면 하겠다는 그 집념의 이정표를 긋고
시작한 동마 대비 훈련, 온 세상 독기는 다 품고 뛰었다.
어느 때 피치 못할 저녁 약속이 잡히는 날
평상시엔 원샷으로 퍼 마시던 술도
화류계 30년을 휘젓고 다니는 동안 알싸한 붉은 입술의 花蛇,
고것들에게 배운 신기의 술잔 버리기로 대처를 하며
담날 열심히 뛰었다.
어쩌겠는가.
"두고 보자. 성만 재익 영철 성님들" 이빨을 갈며
요것들, 콱 요다구를 내 버려야 하는 것을
(임금님도 없을 땐 욕한다 했쓴께..)
사살 나는 이번 동마에 금땡이를 많이 걸었던 것도 기실은
나 자신의 채찍이기도 하지만 저 세사람을 요참에
요다구를 내버리는 것도 큰 한몫의 목적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꽤나 건방진 내 멋스러운(?) 성격 때문이었다.
마냥 비실비실 5년 붙박이 4시간대
그것도 4시간30분 언저리의 고단한 추억들
단칼 한꺼번에 쓸어버리고 싶었다.
특히 bzr 그 친구, 평생 자기 라이벌이 아니라며
나를 깔보던 그 버르장머리, 맨하튼 무너지듯
함몰의 짜릿함을 보여 주고 싶었고
한 동네 성만이 형이란 아주 시건방진 남자
뛰었다 하면 썹쓰리 그 남자
1시간 줌서도 내가 불쌍 한 듯 눈깔 내려깜서
텀턱시럭께도 측은히 바라보던 그 거만한 눈빛의
야릇한 남자.
작살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그넘.
춘마에서 두 번이나 나를 울렸던 그넘
한 번은 6십만냥, 또 한 번은 3십만냥,
한푼도 안 깎아 주고 털 끝 마져 다 챙겨 간
아주아주 더티한 넘, 그넘
뛰는 폼이라곤 뜨건 사막, "앗! 뜨거 내 발바닥" 함서
귓떼기 버럭세워 막 달리는 그 무슨 도마뱀 폼마냥
아주 희한한 폼으로 뛰는 그넘
인간성이 좋은 넘으로 인식해 줄까 착각하야
처신에 무리가 따라 선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참으로 번지 수 잘못 찾아 고생하는 그넘
어쩌면 평생을 그 처신머리로 살것 같은
불쌍한 사막의 도마뱀 그넘.
바야흐로 2월로 접어들었다.
5km, 7km를 지나 이제 본격적인 10km
맹훈 돌입이었다.
그렇다고 곧바로 15km, 하프를 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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