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마땅히 할 일도 없고
어제 멀리 유학보낸 아이 생각도 나고
그렇다고 다시 마라톤 연습을 해야 할 이유도 없고
맘 잡아 책과 씨름 하는데
어찌나 배는 고프고, 마누란 교회가서 오지도 않는지
서서히 뿔따구가 대갈뺑이에서 꿈틀거릴 즘
이때!
먼노무 문자가 따발총처럼 들어 오던지
따다닥 따다닥...차가운 책상위에서 진동으로 요동치던
내 핸펀은 경기(끼)난 아이처럼 부르르 부르르 온 몸을 떨고
가까스로 멈추어선 뚜껑을 여니
1."존경하고 사랑하는 진사, 저녁에 부부동반 아구찜이나 하자"
2."지금부터 밥먹지 말고 참았다 맛있게 먹자구"
3."알았제, 난 왜이리 우리 김진사가 존지 몰루겠어"
4."내가 여자라면 콱 납치해서 겁탈해 불고 시포"
5."암튼 저녁같이 먹자고.부부동반이야!"
ㅋㅋㅋㅋ...작신 배가 고프던 차
이런 구세주라니
어찌나 업어줄 듯 이삐던지
아구찜하면 자다가도 벌떡일어나
영철넘 싸댕이 쳐대며 뺐어 먹을 판.
기다렸다.
그때가 오후 2시, 저녁때를 기다렸다.
암것도 안 먹고 물만 먹고
피자 한판 시켜먹을라다 꾹 참고
풀코스마라톤 마냥 허기진 오후 5시,
허기는 극에 달아 눈깔이 핑핑 도는데
또 이때!
1."아니고 미안해라. 저녁에 고검 부장검사하고 식사해야 쓰것네.
2.그렁께 걍 집에서 저녁먹소. 우린 담에 먹자고 미안 미안."
일욜, 가만히 있는 놈, 암소리 않고 집만 보는 놈.
보드란 처녀가슴마냥 뜨끈히 부풀어 올라
보기만 해도 주린 혀바닥은 사정없이 낼름거릴때
부드럽게 안겨오는 수줍은 속살의 아찔한,
그 피자, 그런 피자도 안 시켜먹고 물만 먹고 버틴놈을
온 종일 깡그리 자기 멋대로 굶겨놓고
원 세상에,
나 이대로는 못산다.
작살을 내던지 누구하나 죽던지
그노무 아구찜,
내가 먹겠다 말도 안한 치사 빤스같은
아구찜 하나 얻어 먹을라다 황천갈뻔했다.
여보슈. 성만 채씨 (열받응께)
지금도 열통나 죽껏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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