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휴를 맞았다. 습관처럼 6시 조금 넘어 눈이 떠졌다. 20년이상을 이렇게 나의 생체 시계는 맞춰져 있으니.. 더 누워 있어도 그렇고 어제 저녁에 12k를 뛰었고 하니 오늘은 또 봄이 오는 청계산을 가기로 했다. 혼자서 아침을 대충 챙겨 먹고 78-1을 탄 시간이 7시 4분. 버스는 압구정동을 돌아 한남대교밑에서 좌회전을 하여 신사동 사거리로 진입하여 첫번째 버스 정류장에 다다른다. 등산복장을 한 왠 중년남자가 타는데 어~~ 아는 분이네.. 3-4년전 삿갓 어른하고 잠원동에서 같이 술도 마시고 하며 한때 bb 멤버로도 잠시 활동했던 이 동호 사장님이다. 어차피 청계산 혼자가기로 한거 피차 잘됐다 싶어 같이 가기로.. 코스도 물어보니 나랑 거의 비슷한데 얘기하시는 폼이 청계산을 샅샅이 꿰고 있는듯 하여 모든걸 맡기기로.. 옛골 종점에서 내려 왼쪽 능선에서 출발.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며 봉오재 고개를 만나고 한시간쯤 올라가면 이수봉 정상을 만난다. 이런 저런 얘기가 끝없이 오간다. 삿갓 양반 얘기.마라톤 얘기.자식들 얘기.먹고 사는 얘기등등... 핼기장을 지나 마왕굴코스로 접어들어 다시 망경대쪽으로 올라온다. 혈읍재에서는 매봉으로 가지 않고 다시 능선을 타고 옛골로 내려오기로. 난 처음 와보는 길인데 계곡도 있고 완만한 길과 아기자기한 코스가 아주 좋다.진달래가 피는 봄이면 더없이 좋을듯... 내려오기 시작하는데 삿갓 으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뛰러 나가자고. 난 벌써 청계산을 정복하고 내려오는 길이라니까 빨리도 갔단다. 자기는 50km를 뛰러 나간다는데 5km나 제대로 뛰었는지 모르겠다. 약수터에서 물이 졸졸 나오는데 받아 마시니 물맛이 아주 좋다. 어떤 할아버지가 이 약수를 마시고 위장병을 완전히 고쳐 감사의 마음으로 매일 여기와서 주변 청소를 하루도 안빠지고 열심히 하신단다. 그러면서 그 할아버지는 더 건강해지셨겠지. 옛골 마을로 내려오니 이 사장님이 단골로 가신다는 포장마차같은 비닐 움막집이 있다. 막걸리를 직접 담아서 판다는데 한잔을 마시니 정말 맛이 기가 막히다. 도토리묵과 오뎅맛도 쥑인다. 딱 두잔씩을 마시고 미련없이 일어섰다. 버스를 타고 집에 오니 11시 40분이다. 너무 기분좋다. 우리 산에 좀 자주 다니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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