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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색깔론
“색깔론”과 관련된 징크스도 있다. 물론 우리 정치판에서 걸핏하면 등장하는 좌, 우익 이념론은 아니다.
여성들의 화장품 색조, 복장, 상품의 포장지, 실내장식에 주로 사용하는 색과 주가를 연결시킨 이른바 “노란색 이론’이 대표적인 것이다. 이 이론은 사람들이 복장, 화장, 장식, 포장 등에 노란색을 즐겨 사용하면 주가는 일반적으로 상승하고 노란색이 퇴조하고 다른 색이 유행하면 주식시장은 침체한다는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만들어진 것이다.
주식시장의 여러 가지 징크스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신비스럽게 여기는 것이 바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이런 미신적인 것들이다. 미신적인 징크스는 그 내용이 대부분 황당한 것이기는 하지만 전후의 인과관계를 유추해보면 무조건 믿지 않을 수만은 없다.
6)숫자와 관련된 징크스
주식시장의 역사가 오래 된 미국에서는 숫자와 관련된 징크스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서양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불길하게 여겨 기피하는 “13일의 금요일”에는 주가가 떨어진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입증되지 않아 근거 없는 속설일 뿐이다.
연도의 끝자리도 관심과 분석의 대상이 된다. “5나 5의 배수로 끝나는 해”에 주가가 상승한다는 이론은 정말 미신과 같은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행운의 해라고 믿고 주가상승을 기대한다. 실제로 1975년, 1980년, 1990년에는 주식시장이 호황을 구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어떤 징크스가 사실이든 아니든 주식투자에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으면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습성이 있는 것이다.
7) 슈퍼보울 인디케이터
주식시장과 관련된 징크스에 스포츠가 예외일 수는 없다.
미식축구는 남미나 유럽에서의 축구처럼 미국에서 전 국민적 관심과 흥미를 끄는 인기 스포츠 종목이다. 특히 매년 1월말 개최되는 프로미식축구의 챔피언을 가리는 최종결승전인 슈퍼 보울(Super Bowl)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많은 미식축구 매니아들과 주식투자자들이 슈퍼 보울 경기의 결과와 주가를 연결시켜 만든 것이 바로 “슈퍼 보울 인디케이터(Indicator)"라는 투자지표다.
슈퍼보울 경기에서 전통적으로 NFC(National Football Conference)소속 팀이 이기면 그 해에 주가가 상승하고 AFL(American Football League) 소속 팀이 이기면 주가가 하락 한다는 것이다. 이 지표는 물론 그 근거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1963년 슈퍼 보울이 시작된 이래 1995년까지 32 회 중 28 회를 적중시켜 88%의 적중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쯤되면 징크스를 미신이라고 무작정 무시할 수만은 없을 듯 하다.
8) 올림픽 징크스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는 그 해 주가가 시원치 않았다는 징크스도 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치른 스페인의 주가지수는 그해 10% 떨어졌고,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이 열린 캐나다도 토론토 공업지수가 6% 하락한 적이 있었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회 간접자본 투자가 많이 이루어져 경기가 활성화되었다가 막상 올림픽을 치르고 나면 경기 사이클이 하락세로 꺾이고 오히려 과잉투자로 인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징크스를 믿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논리적 근거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올림픽을 치른 1988년도 종합주가지수가 연초 532.04에서 연말에는 907.20으로 70.51%나 상승했다. 사상 유례가 없는 ‘3저 호황’ 덕분이었다. 미국도 애틀랜타 올림픽을 개최한 1996년 다우존스지수가 5,000에서 6,400까지 올랐다. 경제여건의 호조 앞에서는 그 놈의 징크스도 무력한 모양이다.
9) 대통령 징크스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 이후 중간선거까지 2년 동안의 집권 전반기에는 주가가 바닥을 긴다는 징크스가 있다. 실제로 1964년에서 1990년까지 집권 전반기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4.7%에 그친 반면 후반기는 45.9%나 된다는 분석이 나온 적도 있다. “정부가 재집권을 위해 집권 후반기에 무리한 경기 부양책을 남발해서 경기과열의 후유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 징크스에 논리적 타당성을 부여하고 적중률을 높이고 있다.
10) 징크스는 전지전능한 예언가인가?
지금까지 살펴 본 여러 가지 징크스는 사람들의 눈을 흐리게 할 수도 있지만 총명한 투자자는 그 중에서 자기에게 유용한 것들을 찾아내어 투자실무에 적용하기도 한다. 결국 징크스는 경험적 사실을 주가의 변화와 연결시키려는 투자자들의 착안과 생각이 합쳐져서 투자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만병통치약과 같은 투자기법이나 항상 적중하는 징크스는 없다. 주식시장의 시세는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고 그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소도 상황에 따라 늘 바뀐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사고방식, 판단방법과 위험부담능력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투자자는 경험과 학습을 통해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고 자신에게 맞는 투자기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투자의 고수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독특한 견해와 기술을 갖고 있다.
정확한 이론은 마치 예리한 무기와도 같아서 투자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보다 앞선다는 이론을 내세워 일반투자자들을 미혹시키고 이를 역이용하여 폭리를 취하는 파렴치한 경우도 더러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고수들의 경험이나 이론, 기법 등을 전수받아 투자에 나섰지만 결과는 신통찮거나 오히려 손해를 본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투자자마다 운용방식과 시기, 장소가 모두 다른데다 투자이론이나 기법 그 자체가 한계와 오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투자자는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 시장의 흐름을 충분히 감안하여 적합한 이론과 기법을 선택할 줄 안다. 그것이 주식시장을 떠도는 수많은 징크스와 이론, 기법 등에 일방적으로 현혹되지 않고 성공투자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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