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사건들 카테고리 회원 게시판
글쓴이 이동윤 등록일 2004-05-10 오후 5:19:30
우리 건강도 지키고, 국민 건강도 지키고 - 달리는 의사들
2004년 5월 8일에서 9일까지 일본 치바현 '생명의 숲'에 있는 에어로빅 센터에 있은 일본 의사 조깅연맹 달리기 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저희 내외를 포함해서 6가족이 갔다왔습니다.
첫째 사건: 어이없는 실수, 줄을 잘 서야 출세한다.
5월 8일 오전 7시에 잡을 출발하여 인천 공항에 8시 조금 전에 도착하였습니다. 짐부치고 체크인하고.....9시 20분경부터 출굴장에 들어가서 수속하고.....11시 출발, 13시 조금 넘어 나리따 공항에 도착.
아무 생각없이 앞사람 가는대로 가다보니까 다시 체크 포인트가 나타나고, 달라는대로 내줬는데, 여자 근무원 뫌"No! no! it's mistake, go there"라며 쭉 뻗어있는 아무도 없는 긴 복도를 가리키는데...황당하고 당황, "Why? I'll stay here today"라고 이야기하고 앞으로 나가려는 나를 완강하게 막으면서 "Immigration!"을 연발한다. 그제서야 대충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상황이 파악되었다. 내 뒤에 있던 분이 이곳은 시카고까지 가는 통과승객들이 나가는 곳이란다. 그런데 제 옆 체크대에 계시던 박동수 원장님은 벌써 아무 일 없이 그 곳을 통과하여 저쪽 계단에서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고....급한 마음에 "박원장님!"하고 크게 불러보지만 듣지도 못하고.....그 때 무슨일인가 하고 근무자가 한 사람 다가오길래, "That gentleman!"을 불러달라고 이야기해서 겨우 박선생님도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
두 가족이 아무도 없는 긴 통로를 천천히 걸어 입국장으로 내려오니 모두들 기다리고 계신다. 간단하게 끝난 입국수속 후에 수화물을 찾으로 갔더니 내 짐만 혼자 덩그러니 컨베어 벨트에 실려 돌다가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근무자들이 들어서 옮길려는 순간이다."Hey! hey! i'm sorry!"하면서 뛰어가 겨우 찾아온다.
얼떨결에 당한 당황스럽고 황당한 사태로 인하여 마음의 평정이 많이 훼손되었다.
두번째 이야기: 잃어버린 동료들
공항 밖으로 나오니 "Korean Running Doctors club"라고 인쇄된 종이를 높이 들고 있는 분을 만났다. 그런데 나온다던 카토리 선생님이 안보여서 순간적으로 '아마도 바쁘셔서 대신 보내셨나 보다'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갔다. 버스를 타고 약 10분 정도 지나면서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 이병달 선생님과 김갑수 선생님, 고재환 선생님을 만나지 못하고 그냥 온 것이 갑자기 생각났다. 고재환 선생님은 그냥 혼자서 오신다하더라도, 일본에 익숙하지 않으신 이선생님과 김선생님은 우리가 같이 모시고 가야 되는데.....
송재익씨에게 이야기하여 운전기사분에게 사정을 설명하였더니, 전화로 연락을 하시더니 이병달 선생님과 깁갑수 선생님, 카토리 선생님이 늦게 공항에 도착하여 지금 다른 버스로 이리로 오고 있으니까 기다리다가 같이 가자고 한다. 20-30분 후에 두 분 선생님 내외분과 카토리 선생님을 만나 다시 출발.
김상우 선생님 말씀마따나 이런 일이 많아야 여행의 재미가 있긴 하지.....
세번째 이야기: 햐!오늘 일본에서 깝데기 벗기고 가겠다.
저녁에 일본 회원들의 환영 파티에 우리도 같이 참석하여 즐겁고 보내고, 2차를 우리가 사기로 약속을 했는데,,,,,처음에는 조그만 2층 바에 10-20명 정도만 올꺼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웬걸 거의 대부분의 회원들이 다 참석하여 홀이 복잡하다. 일본은 물가도 비싸다는데 나는 이제 오늘 오신 우리나라 선생님들에게 몰매맞게 생겼다. 고재환 선생님이 그렇게 걱정하던 일이 이렇게 순식간에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줄이야.....
나중에 일본측에서 우리더러 5만엔만 내라고 해서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다음 문제는 나는 우리가 계산을 하면 내 신용카드를 사용할 생각으로 현금을 많이 갖고 있지 않는데, 일부만 내기 위해서는 현금으로 드려야 할텐데, 이제는 이것이 문제이다. 송재익씨로부터 애초부터 이런 일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와야지 답답하다고 주의를 받았다. 고재환 선생님에게서 일부를 먼저 빌리고 해서 무사히 해결해기는 했다.
네번째 이야기: 정말로 사람 챙기기가 전부다.
아침에 10km를 달리고,돌아와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사요나라 파티장에 가서 일본 선생님들에게 하직인사를 하고 출발, 중간에 점심을 장어구이로 너무나 맛있게 먹고.....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치바사'라는 절을 구경하기로 하고 공항 가는 길에 들렀는데....대단한 규모와 보존에 놀랐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증축하거나 신축하는 큰 규모의 절들이 일본에서 벤치마킹해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1070년만의 증축불사를 하고 있단다.
경내를 둘러보지만, 관람시간이 늦어 법당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하고 미륵신앙인 일본식 구복불교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오후 5시까지는 공항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대강 둘러보고 버스로 왔는데, 출발 전 인원점검.....두 분이 안보인다.
다시 김갑수 선생님과 내가 경내로 달려가 각자 흩어져서 전체 경내를 단번에 살펴보지만 없다. '이걸 어쩌나?'하고 내려오는데, 김갑수 선생님과 카토리 선생님이 뛰어오시면서 그 분들이 버스에 도착하셨단다. 긴장하고 계신 카토리 선생님께는 "These things make real tour mood"하면서 서로 웃으면서 미안함을 전한다.
누군지 맞춰보세요?
다섯번째 이야기:구멍 뚫린 계영배, 술에는 왕도가 없다.
이병달 선생님께서 갖고 오신 비장의 무기가 잔 바닥 가까운 옆에 구멍이 뚫린 잔이었다.
2차 후에 다시 모두들 1006호에 모여 3차를 시작했는데, 박동수 선생님과 이병달 선생님의 주량과 비장의 무기 때문에 모두들 즐겁게 취하셨다. 나는 중간에 도망을 나와 반대쪽에서 이시즈까 선생님과 달리는 의사들의 모임을 아시아쪽으로 확대시키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년부터 당장 확대하자는 일본측의 의견이지만, 우리는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확대시키자는 의견을 제시해였다.
이병달 선생님의 계영배는 카토리 선생님에게 선물로 증정하였다. 비싼 비행기 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하면서 일본에 같이 가서 통역 등 열심히 도와주신 송재익 선수에게 감사,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으면 꼭 예산 책정을 하여 약간이나마 마음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은 내가 소주 한잔 살께요. 용서해 주시길.....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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