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기의 정서는 처음에는 단순한 흥분에서 출발하여 생후 3개월경에 유쾌, 불쾌, 그리고 흥분으로 분화하고, 4개월경에 불쾌는 노여움, 혐오, 그리고 두려움으로 분화하였다가, 1년 만에 질투가 분화해 나오는 등 미분화된 흥분이 점차 섬세한 감정으로 분화하게 된다.
감각은 객관적이며, 감정은 주관적인 것이라 구별하기도 하고, 감정은 인식작용이나 충동의지와 다른 것이지만 엄밀히 구분할 수는 없다. 감정은 신체에서 그 원인이 수반되며, 종종 집요하고 생생하게 일어난다.
가령, 몸을 의지할 곳이 갑자기 없어지면 공포심이 일어나고, 몸을 짓눌러 자유를 빼앗기면 노여움이 일며, 몸의 어떤 부분을 자극하면 쾌감이 생기고, 겨드랑이나 발바닥을 간지르면 웃음이 나오며, 몸을 세게 치면 고통의 감정이 발생한다.
감정을 신체적 변화의 느낌이라 보면,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우니까 슬픈 것이고, 무서워서 떠는 것이 아니라 떠니까 무서워지며, 우스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우스워진다는 감정의 속성들이 바로 불교에서 유용하게 이용되는 명상의 방편이라 할 수 있다.
감정의 강렬함과 끈질김은 그 자체로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기 위한 초점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동시에 그 갈령함과 끈질김이 감정을 다루는 일을 다소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때로 감정이나 감정적 성향이 의식의 깊은 차원에서 지속되어 우리 마음을 조건지우게 된다.
감정은 심리적 요구수준, 즉 성적이 요구수준에 도달하면 성공감, 도달하지 못하면 실패감이 생긴다. 이는 쾌 ·불쾌, 행복감과 불행감이 주된 감정이다. 또 성적이 요구수준에 도달할 듯하면서 잘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는, 초조해지고 노여운 감정을 경험하기도 하는 것이다.
심리적 요구수준과 성적이 너무 동떨어져 있으면 놀람이나 이상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까지 얽히게 되면 승리와 패배의 감정, 당해 낼 수 없는 상대를 대할 때의 열등감과 이와 반대 경우의 우월감이 존재한다.
또 자존심이 상했을 때의 노여움, 사람끼리의 호불호, 애증도 생긴다. 이렇게 우리 마음을 통과하면서 조건지우는 것이 무엇인지 주시하다 보면, 마음을 통과하는 것이 무엇이든 지나친 집착과 혐오감이 없이 그것들을 관찰할 수 있을 만큼 안정된 지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에는 긍정적 감정, 부정정 감정, 그리고 중립적 감정이 있다. 즉 내가 나 자신과 나의 경험을 바라볼 때 이용하는 좋은 느낌과 좋아하지 않는 느낌, 그리고 잘 모르는 느낌과 일치한다.
자비와 우정, 그리고 충실함처럼 긍정적이거나 건설적이라 부르는 감정들이 우리 마음을 강하게 만들고 자신감을 키워 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능력을 키워 준다. 반대로 두려움, 화, 슬픔, 질투, 시기같은 부정적 감정들은 마음과 자신감을 약화시키고 파괴한다.
내 감정에 더 효과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은 감정의 대상보다 단지 감정 그 자체를 주시하는 것이다. 지적으로 분석하지 말고, 다만 감정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들을 붙잡거나 혹은 저항하려 노력하지 않고 단순히 관찰하기만 하면 견고한 실체처럼 보였던 감정이 다르게 보이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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