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은 언제나 조용하다. 조용히 어떤 생각이 떠오르거나 목소리가 들려오고, 갈림길이 나타나고, 운명의 시간이 찾아와 지금의 이 길로 접어들게 되었고, 열심히 또는 지겨워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삶을 살고 있는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좁고 어두운 길도 때로는 만날 수 있고, 또 통과해야 하지만, 우리 세상은 언제나 나의 바램과 외부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얻게 된다.
어떤 때는 턱도 없이 작은 물결이지만, 어떤 때는 격려의 목소리이거나 멀리서 어른거리는 희미한 손짓일 수도 있고, 내가 지금 겪고 있는 특정한 고통과 고난이 그런 통로가 되기도 한다. 우연이라 볼 수 없는 벗어날 수 없는 세상의 섭리 같기도 하다.
그런 관계의 전개가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고, 나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나 스스로를 인식하고 계발하면서 조금씩 더욱 참된 자신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우리 삶은 혼자로서는 불가능하다. 우리 삶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며, 이웃과 사람을 통해 나에게 오며, 이것은 변할 수 없는 우리 인간 세상의 신성한 원칙과도 같다. 나의 길, 내 삶의 의미, 인생 전체의 과제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드러난다.
살다 보면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과정에서 억지스럽고 수다스럽게 느껴져 고개를 돌리고 싶은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도 절대자의 계시 같은 한마디가 나오고 내 삶을 붙들어 줄 수도 있다.
살다 보면 모든 일을 내려놓고 며칠 쉬고 싶을 때도 있다. 그래서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갔지만, 막상 가서 보니까 생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되고, 한마디로 지루하고 실망스러워 그런 결정을 한 나 자신에게 화가 날 때도 있다.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짐을 챙기던 한 순간 앞산 위에서 저녁 석양을 받아 빛나는 정자의 모습에 "와아~!"하고 소리를 지를 뻔 깜짝 놀랄 때도 있다. 지상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동네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이것이 진짜 내가 찾아 헤매던 모습이다.
지금까지 전혀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빛바랜 여운을 참된 것인양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길만 잘못 든 것이 아니라 방향도 전혀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한번 돌아서면 세상 전체가 달라보이는 것이 인생살이이다.
우리는 사람, 지역, 상황, 사건 등 어떤 만남을 통해 나에게 새상이 전하고 싶어하는 말을 듣는다. 항상 나를 어떤 질문 앞에 세우고 영감을 통해 선물을 준다. 살아가면서 이런 경험을 훈련하고 도움의 만남에 마음을 활짝 열고 귀 기울이는 예만함이 필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