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은 일상의 삶의 거의 항상 매 순간 미묘한 차원에서 자주 나를 따라다닌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시도를 해도 실제로 '나'를 발견할 수는 없다. 나의 생각은 쉽없이 수도 없이 변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나'의 여러 모습을 반영한다.
몸은 끝없는 변화를 겪으면서 나는 상황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 본래의 '나'를 찾기 시작한다. 마치 보호해야 할 '나'라도 있는 것처럼 고통을 피하고, 평안과 안정을 추구하면서 마음 속에 고통이나 불안이 일어나면 그것을 그 자리에 붙잡아 두려고 한다.
이를 통해 고통과 즐거움, 평안과 불안 등의 감정이 '나'의 고유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발생하는 것임을 말해준다. 그런데 나의 반응을 아무리 깊이 관찰해 보아도 이 '나'라는 존재가 실제로 무엇인가에 대한 분명한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어디에 있으며, 확실한 형태와 색깔, 또는 다른 어떤 물리적 차원이 있는 것인가? 영원한 '나'나 경험에 의해 조건 지워지지 않는 '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나'의 실제 존재 여부를 심사숙고한다고 해서 경험을 초월할 수 있을까?
아니다. 그런 심사숙고는 하나의 철학적 관점에서는 흥미로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매순간의 경험을 다루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통찰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나'에게 집중해서 매달리는 나 자신을 살펴보는 것이다.
일상 생활의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중심점인 나를 들여다 보고 참선을 하며 진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편안하고 기민한 몸자세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선 시작에 앞서 대상 없는 주시를 통해 마음을 편안히 휴식한다.
그런 휴식 속에서 '나'의 생각과 감정과 기분 등이 오가는 것을 지켜보는 관찰자의 입장이 된다. 이런 조사를 오래 끌면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결론에 도달하려는 유혹이 너무 강해진다. 그래서 오래 끌어서는 안 된다.
'나'가 고정불변하고 개별적이며 독립적인 존재하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공'이란 분석이나 철학적 논리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절대적 실체가 아니라 한번 맛보면 새로운 관점과 차원, 그리고 가능성을 열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직접적 체험이다.
일상의 삶을 통해 쌓아온 수많은 경험이라는 선물은 내가 손안에 쥐고 다닐 수 없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하나의 꿈일 뿐이다. 꿈속에서 큰 선물을 받았는데, 강도를 만나 빼앗길 때의 기쁨과 고통과 슬픔을 느끼는 것일 뿐이다.
꿈에서 깨면 희로애락의 원천이던 선물은 아무 데도 없다. 쌓은 것도 없고, 잃은 것도 없으며, 꿈 속에서의 희로애락은 내 마음 속에 내재된 공과 투명함의 표현들로서 잠자는 동안 일어났다 사라졌을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10월 둘째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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