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주체와 객체가 따로 없는 유일한 실체는 생각으로 알 수 없는 어떤 지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생각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살아가는 일상 중에 '나는 누구인가?'를 탐구하는 것이다.
현재의 고통은 마음에 있으며, 이 고통스런 마음은 마음으로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 마음을 집중하는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참된 가슴은 몸 안이나 밖 어디에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의 특정 부위에 의식을 고정하든 외부의 대상에 의식을 고정하든 손해가 될 일은 없다. 어딘가에 집중한다는 것은 생각을 내려놓기 위한 수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어느 중심점 혹은 대상에 집중하든, 집중하는 사람은 늘 그대로 존재한다.
행복이나 불행은 내가 있기 때문에, 나의 존재로 말미암아 생겨나는 일이다. 나와 별개로 그런 일은 벌어질 수 없다는 말이다. 끊임없이 지속되는 나는 저 푸른 창공처럼 무한한 바다다. '나'라는 생각은 그 표면에 떠 있는 하나의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 물거품 또한 물이며, 때가 되면 부서져 바다와 하나가 된다. 물론 물거품은 물거품인 채로 남아 있어도 여전히 바다의 일부다. 세계 여러 종교의 종파나 교리 또한 마찬가지다. 궁극적으로 오직 '나'를 알고자 하는 것이다.
효가, 헌신, 행위 등 수많은 수행법들이 '나'를 찾아가는 하나의 방편일 뿐이다. 감각을 통해 지각한 대상에 대한 앎을 직접적인 지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감각을 통하지 않고도 늘 체험하는 '나'보다 더 직접적인 앎은 있을 수 없다.
감각을 통해 지각한 앎은 간접적인 지식일 뿐 직접적인 지식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만이 직접적인 지식이라 할 수 있으며, 이것은 누구에게나 공통적인 체험이다. 그런 '나'를 아는 데 보조적인 수단은 필요 없다.
우리는 생각하거나 행위하는 개체적인 '나'가 존재하지 않으며, 현상계의 모든 행위를 주관하는 보다 높은 힘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자각함으로써, 신이나 '나'에 대한 운명을 효과적으로 따를 수 있게 된다.
"관세음보상"이나 "석가모니불" 진언을 반복하는 이유는 집중이나 명상을 잘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며, 이런 반복 염송 노력을 계속하다 보면 노력하지 않고도 저절로 끊임없이 진언 염송이 계속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나라는 개체나 대상, 즉 현상계에 대한 자각이 '보다 높은 힘'에 대한 자각으로 바뀌어 자기 주시 수행에 녹아들기 때문에 집중할 수 있고, 온전히 헌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나'를 깨달을수록 가슴 속에서 진언이 아무런 노력 없이도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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