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니던 대기업을 퇴직하고 여행을 좀 하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해야 하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30대 회사원이 있다고 치자. 막상 회사를 그만두려니 일말의 불안과 죄책감이 들어 선뜻 사직서를 내지 못하고 우물쭈물 망설이고 고민만 하고 있다.
회사를 그만 둘 수 없는 이유가 일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지내는 것은 안 될 것 같다는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방식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일을 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인 듯한 생각에 사로잡혀 그런 생각의 지시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우리의 현실적인 사회적 삶은 어떤 보편적 사고나 도덕적 사고의 지시도 받고 있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 사람은 누구나 일을 해야 한다는 통념이 있다고 해도 그것의 의미를 선택하는 것은 나 자신뿐이다.
세상은 일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지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 즉시 그런 공식은 성립하지 않게 된다. 회사에서 잘렸다고 해서 '내일부너 어떻게 살지?'라는 부정적 의미를 선택해서 절망의 구렁 속에 빠질 수도 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여 '거지같은 회사에서 잘리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오랫만에 자유로운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누구나 어느 순간이든 자유롭고 어느 순간이든 의미를 선택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도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다면 '회사일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있을 뿐, 그것이 나쁜 것이란 인식은 다른 사람의 평가나 사회 통념 상의 상식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온갖 상식이나 사회 통념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식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생각들이 정말 사실일까 한번 깊게 의심해 본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과 상식에 막연하게 편승된 생각임을 알 수 있다. 그런 것을 느끼는 순간 다른 사람의 생각과 상식에 좌우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자신의 인생은 주위 환경적 통념이나 상식, 또는 평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나 자신에 관한 모든 것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어쨌거나 자유롭다.
어느 쪽이든 선택하는 것이 나 자신을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맡고 있는 일에 대한 직업적 윤리, 혹은 의리상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윤리와 도덕도 나에게 무엇을 하라고 명령할 수는 없다.
나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만든 것만이 나 자신의 윤리가 되고 도덕이 될 수 있다. 우리 삶은 스스로의 선택과 결단을 통해 새롭게 창조해갈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선택을 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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