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라느 이질적 환경에 적응해 살아간다는 것은 이런 저런 모든 순간들이 번민과 걱정, 그리고 고민의 시달림을 벗어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분의 말씀대로 우리에게는 언제나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일 자리가 비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번민과 걱정, 그리고 고민의 대부분은 우리가 일상의 삶에서 잘못 배웠기 때문에 오는 것들이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함으로써 한 번에 청소를 할 수도 있다. 개중에는 그럴 만한 근거가 있는 것들도 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한 걱정은 고상하기도 하다.
세상살이는 내 혼자 힘만으로 지기에는 너무 무겁고, 나 자신이 너무 약하며, 완전하게 해결할 수도 없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들의 대표적이다. 위장이 나쁘거나, 두통이 있거나, 천식이나 암이 있거나, 다쳐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머리가 희어졌다거나 피로하거나 실의에 빠지기도 하는 등 어쨌거나 걱정거리가 없는 사람이 없다. 우리 일생은 이런 끝없는 난관의 미로처럼 어떻게 할 바를 알지 못하고 마음을 잡지 못해 기쁨이나 행복, 혹은 평화가 깃들 수 없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자신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 와 날이 갈수록 세력을 키워온 이런 걱정거리들에 휩싸여 반쯤 죽은 상태에서 질질 끌려가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그나마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진료실을 방문하게 된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어려움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의 마음 속에 갇혀 있으면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좌절감이나 상대적 차이에 따른 질투의 감정들이 문제의 핵심이 되고 있다.
그런 부정적 감정들을 솔직하게 인정할 수도 있지만, 우울과 분노와 날카로운 침묵의 베일 속에 감춰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질투는 날마다 우리 각자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이런 견딜 수 없는 울분들을 다른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니 그냥 지나친다.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거나 실패하거나 환영받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과 그에 따른 분노와 복수심, 그리고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 저하와 이에 따른 후회 등 웃음 속에 스며 들어오는 바이러스가 인격을 집어 삼키고, 사람들을 공격하는 무기로 변한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내가 살아가는 일상을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은 실로 무한하다. 그러나 나 자신의 유전적 성품과 무지와 잘못 등으로 인해 여려 면에서 제약을 받고 있으며, 오래 전에 버렸다고 생각했던 행동과 태도에 다시 사로잡히게 된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백일몽, 독서, 경험, 욕망, 복수심, 허영심 등 내 속에 잠재하고 있는 부정적 경향들이 그런 것들이다. 이런 모든 것이 이미 눈 앞에서 사라졌거나 다시 파묻혀 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항상 내 마음 속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 속의 상한 음식을 찾아 내버리지 않으면, 가족들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동차 타이어에 박힌 못을 뽑아 버리지 않으면 타이어 공기가 빠져 사고가 나서 다칠 수 있는 것이다. 지나간 과거의 번민도 똑같다. 다 내다 버리자.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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