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있는 소유물이 자부심의 적절한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자부심은 나 자신에 대한 정당한 사랑 이외에 그 어떤 것에도 기반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물건으로, 심지어 아름다운 물건으로 주변을 가득 채운다고 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부의 소유가 자부심과 모순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대단히 가치 있는 어떤 덕이나 이런저런 창조성 같은 자신만의 강점과 관련된 개인적 우월감, 즉 개인적 탁월성이 아닌 부를 삶의 목표로 설정하는 순간 벌어지게 된다.
자부심이 높은 사람은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자신의 본성에 깊이 뿌리내린 면모를 드러낸다고 마땅히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 모두 인간이지만, 자신 안의 인간다움을 칭찬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사실 좋은 사람과 평범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정반대될 뿐만 아니라 상호 배타적이며, 자신의 자부심을 파괴하는 유일한 길은 무엇보다 중요한 자기 자신에서 벗어나 중요하지 않는 외적인 것에 관심을 쏟는 것이다.
자부심이 높은 사람일수록 수치심 없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의 부나 소유물을 드러내놓고 과시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성공 정도를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가 되는 이유들 중에 첫째가 부자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자부심이 높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말든 자신의 생각에만 신경 쓰며, 탁월성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것에 맞춰 살아간다. 자부심이 있다는 말은 스스로의 엄격한 심판이 된다는 의미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눈에 비친 자기 모습에 신경쓴다는 말이다. 부를 과시하는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이 아닌 자신과 별 관련이 없은 다른 것, 어떤 경웅도 자신의 좋음이나 개인적 우월함에 기여하지 않는 것에 가치를 둔다.
또 세 번째 이유는 부의 과시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 즉 진정한 가치가 아닌 그저 값비쌀 뿐인 물건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의 부러움을 받는 것이다. 진정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면서 만족을 느낀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그 부러움이 단순한 소유에 대한 것이라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자부심이 높다는 것은 값비싼 자동차나 필요 이상으로 많은 옷, 미술관이라도 되는 듯 과시용일 뿐인 집과 가구는 들이지 않는다.
자부심이 높을수록 그저 단순하면서도 취향이 느껴지는 옷이나 장신구를 사용하며, 평범한 차를 운전하면서도 그것이 오래 되었다는 사실에 개의치 않는다. 그래서 자부심이 높을수록 길에서 눈에 잘 뜨이지 않으며, 유별난 과시에 흥미가 없다.
이런 태도가 아름다운 물건을 소유하는 것과 상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누구보다 아름다운 것에 열광할 수 있지만, 그런 아름다움을 위해 돈을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사랑받기 위해 으스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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