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아암 환자들의 치료비를 지원하기 위한 소아암환우돕기서울시민마라톤 대회를 2002년에 처음 개최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해오면서 한 분 두 분 초빙해서 조직위원회를 완성한 것이 작년이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7년 11월에 우리나라가 가진 외환이 너무 부족해 국제 통화 기금(IMF)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국가부도사태가 터졌다. 그리하여 1998년 김대중 정부가 탄생하여 3년 여의 긴축 사태를 겪으며 국민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아직 경제적 기반이 확립되지 못한 젊은 부모들은 자녀의 암투병에 대책없이 가정이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우리가 주위에서 그들의 어려움을 격려해주고 함께 걱정하는 산업화 이전의 마을 공동체인 두레 정신의 상부상조 형태의 지원을 생각하게 되었다.
젊은 만큼 우리의 작은 도움이지만 큰 격려가 되고 깨어질 듯한 가정이 봉합되기도 하고, 소아암 자녀도 잘 회복하여 자라 이웃돕기라는 소액기부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긍정적인 사회적 의지처가 되어가면서 소액기부에 대한 인식을 넓혀왔다.
가장 중요한 것이 함께 일하는 조직위원들의 협조였다. 처음에는 내가 직접 부탁하여 함께 하게 된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헤매고 있는 내 보기가 안쓰러워 오신 분들도 있다. 또 어떤 분들은 뜻이 좋아 오셨다가 별로 마음에 차지 않아 가신 분들도 있다.
그렇게 좋은 뜻으로 오셨다가 가타부타 말도 없이 빠지는 경우는 많이 섭섭하고 죄송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서 가능하면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해서 예전처럼 '어서 오세요."하고 덥석 환영하지 않게 되었다.
양들이 사는 동굴입구를 지키고 있는 개에게 이리가 다가가 형제처럼 똑같이 생겼으니까 문을 열어주면 함께 도우며 잘 살게 해주겠다고 꼬셨는데, 문을 열어주자 말자 동굴에 들어가 가장 먼저 한 것이 개를 잡아 먹었다는 이솝 우화가 있다.
이리의 지모와 계략을 칭찬하려는 의도이지만, 지모라고 하기에는 너무 지혜롭지 못하고, 계략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속임수로 잡아먹는 것은 아주 옳지 못하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아첨에 속절 없이 당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 순박한 사람들이다.
'나는 그런 사람드을 아주 싫어하니까 보면 금방 알아 절대로 걸려들지 않아!'라고 스스로를 믿어 의심치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작 자신에게 그런 일이 닥치면 그대로 당하고 만다. 그래서 뻔한 이야기 줄거리지만 인기 있는 우화로 경종을 울리고 있다.
기생동물을 생물학적으로 말하면 다른 동물이 소화한 식물이나 다른 동물의 몸을 먹으며 살아가는 동물들을 말한다. 자연계에는 7~8만여 종이나 되는 기생동물들이 있다고 한다. 돕는 척 아첨하면서 자기 실속만 챙기는 사람은 믿지도 상대하지도 말자.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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