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가족들을 향해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키우는 일은 힘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뿐만 아니라 내가 잘 아는 사람과 애정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서도 똑같다. 모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나 혹은 업무상 서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나 어떤 이유로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따뜻한 감정이나 유대감을 넗히기란 조금 더 어렵다. 열심히 일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일이나 목적을 성취하려고 하지만 끔찍이 생각만 해도 무섭거나 싫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어디건 내가 다니는 곳에 나타날 수 있다. 그도 나름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고 다니지만, 일하는 방식이 나와 달리 자신의 권력을 행사하여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의 삶의 모습에서 타산지석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나 자신의 행복해지려는 열망과 아픔과 고통을 멀리하려는 염원을 내면으로 바라보면 그런 사람들과 약간 다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동기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시험 삼아 그 사람과 마주칠 때마다 이전과 다르게 접근하려는 노력을 시작하게 된다.
그를 내치거나 회피하는 대신에 용기를 내어 그 사람의 활동 영역을 보장해 준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빌어준다. "잘해 봐, 친구! 좋은 기회를 발견하고 행복을 찾아. 내가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해 끼치거나 괴롭히지 말고."라고.
물론 그런다고 그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그냥 놔둘리는 없지만, 괜히 그를 적군처럼 다루는 대신에 그 자신의 존재도 나와 똑같은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하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누구나 가시에 찔리면 아프다.
한 쪽 빰을 때리면, 다른 쪽 뺨을 내밀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오른쪽 손가락에 찔렸는데, 왼쪽 손가락에 찔리는 것보다 덜 아픈 곳이 있을까? 고통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내가 겪는 불행과 고뇌일 뿐이다.
그 때는 내가 느끼는 아픔을 그 사람도 느낄 수 있으리라 상상하면 '맞아 그럴 수 있어.'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야 가시도 못 들어갈 사람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쩌면 오른쪽 손가락은 너무 자주 찔려 찔리는 데 익숙할 수도 있다.
단지 둔한 통증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왼쪽 손가락은 찔린 통증이 더 민감하게 전해진다. 나 자신이나 이미 애정을 느끼는 사람에 대해 자비심을 가지게 되면 오른쪽 손가락의 가시를 빼낼 수는 있다. 그러나 왼쪽 손가락의 가시는 그대로 꽂혀 있다.
우리가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행복의 성취와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열망을 보편적인 사랑으로 확장시킬 수 있어야 사랑하는 가족들 대하는 것처럼 왼쪽 손가락까지 가시가 있는지 돌볼 수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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