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30-2]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육근이 없다: 저울의 첫 눈금은 무겁고 가벼움을 알지 못 한다
요즘 우리 사회의 현실 삶은 시시비비를 가리고 질투나 욕심으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본성을 내던져 버리고 사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진리나 깨달음은 꿈에도 들을 수 없고 볼 수도 없으며,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삶의 모든 살림살이를 내던져 비워내야 한다. 나름대로의 ‘나’라는 주관을 버려야 깨달음을 볼 수 있다.
나라는 주관을 여지없이 부수어 버리고 한 물건도 없는 그 자리에 들어가야 깨달을 수가 있다는 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이라는 것도 사실 가짜다. 세상에는 “나는 일가견이 있다.”거나 “내가 제일이고 천하에 겁나는 것이 없다.”고 설치는 사람들도 ‘그런 것 같은“ 헛된 기운에 사로잡힌 결과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지식을 배우기 위해서도 아니고, 말 잘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것도 아니다. 다만 말하는 의지, 즉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는 인위성이 조금도 섞이지 않은 순수하게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근본 마음자리를 깨닫기 위한 것이다. 도교에서 말하는 무위자연과 비슷한 의미이며,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내 안에 내재된 힘의 의해 되는 것이다.
노자는 사람은 땅을 본보기로 하여 따르고, 땅은 하늘을 본보기로 하여 따르고, 하늘은 도을 본보기로 하여 따르고, 도는 자연을 본보기로 따른다고 하여 결국 사람이 자연을 본보기로 하여 따라가야 한다는 가르침을 펴는 것과도 일맥 상통하다. 공자도 무위지치(無爲之治)를 다스림의 으뜸으로 보고 있다. 가만히 시장에 맡겨두는 것이 자연적인 방법이라는 말이다. 저울대에 보이는 눈금은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저울추만 왔다 갔다 한다.
저울의 기준은 첫 번째 눈금이다. 저울판에는 무슨 물건이나 다 똑같다. 가볍고 무거운 것을 아는 것은 저울 눈금이지 저울판이 아니다. 사람들이 저울의 첫 눈금을 잘못 오인하여 기준으로 삼을까 두려워해야 한다. 첫 눈금은 죽은 물건이라 물건의 가볍고 무거움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첫 눈금을 잘못 오인하면 안 된다. 자세하고 면밀하게 관찰하고, 한 면에 집착하면 안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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