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30]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육근이 없다: 눈, 귀, 코, 혀, 몸과 뜻이 없다
우리 몸의 눈과 귀, 코와 혀, 그리고 몸과 뜻의 여섯 가지를 육근(六根), 즉 우리 몸을 이루는 여섯 가지의 근본 뿌리라고 한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나쁜 업을 짓고 쌓아가게 만드는 입구가 되는 것이라 하여 뿌리라고 하는 것이다. 이 여섯 개의 뿌리마다 일일이 업이 쌓이니 많은 죄가 쉴 사이가 없다.
이런 육근의 바탕이 바로 마음이니까 마음을 쉬면 근과 또 상대되는 경계 사이가 함께 공해져서 자연히 밝아진다. 눈으로 보지만 색에 집착하지 않고, 귀로 듣지만 소리에 집착하지 않고, 코로 냄새를 맡으나 향취에 집착하지 않으며, 혀로 맛을 보나 맛에 집착하지 않는다. 비록 몸은 있지만, 모양에 집착하지 않고, 모름지기 모양을 잊고 몸을 잊는다.
뜻은 비록 일에 임하나 대상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며, 대응하고 반응하되 항상 고요하다. 육신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새가 날아가는 길과 같고 허공과 같아서 그 무엇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없다고 한 것이다. 모든 경계에 응하되 절대로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일체의 집착이 없는 그 자리를 없다고 한다.
유교에서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고 한 의미도 이 육근이 없다는 말과 일맥 상통한다. 그런 면에서 도교에서 말하는 눈이 생김새를 보는 것이 아니고, 귀가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며, 혀가 맛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코가 냄새를 맡는 것도 아니라는 말도 같은 의미다.
육근이 청청하다는 말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은 것을 의미하며, 순수하고 이성적이며 진리의차원으로 나가는 사람은 업이 가볍고 눈과 귀와 뜻이 깨끗하다. 반면에 업이 두터우면 진리를 이야기해 주어도 듣기 싫어한다. 그래서 무지해지고 감상적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가 인생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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