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뭔가를 회상한다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삶에 통일성, 즉 분리되지 않은 삶의 정체성이 존재했다. 저녁이면 밥상에 둘러앉아 하루의 일들을 이야기하곤 했다. 그때는 가정은 나를 지켜주는 곳이기도 했다.
우리 모두는 선과 악에 대한 공통된 이미지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 대부분이었고, 극락 세상에 이르는 길을 따라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절은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모여 다시 시작하기 위해 훈련하는 곳이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대한 기억이 특히 아름답게 남아 있다. 집사가 신랑 신부를 호출하고 인사를 시키고, 동네 사람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신랑 신부의 혼례 과정을 지켜보면서 왁짜하게 웃고 박수를 치기도 했다.
장례식은 삼배옷으로 정장을 한 상주들이 남여를 불문하고 삼시 세 끼 식사를 올리며 "아이고~! 아이고~!"하는 곡소리가 정말 신비롭게 들렸다. 다시 오지 못한 사람을 아쉬워하며 작별의 정을 나누고 명복을 비는 그런 목소리가 어린 마음을 슬프게 했다.
마당과 방에는 방문한 축하객과 조문객들을 대접하기 위한 국밥 위주의 식사를 준비하고 차례로 대접을 했다. 이 시절의 이런 기본적인 삶의 리듬에 뭔가 변화가 생길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고난 극복은 요즘 만큼 그리 대중적인 생각은 아니었다. 지금이나 그 때나 마찬가지로 고난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통이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겠는가? 고난은 따라가지 말고 있는 그대로 두고 바라볼 수 있어야 극복할 수 있다.
"어려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처럼 고생 없이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꿈과 현실은 하나가 아니다. 전혀 다르게 보인다. 그러나 하나로 이어져 있다. 꿈은 현실이 아니고, 이상이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미래의 목표이자 방향이다.
그 꿈은 오늘의 현실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늘의 현실이 내일의 이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포기는 무엇일까? 기성세대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경제와 갈수록 멀어지는 청년들이 포기하는 것은 꿈을 따라 가려는 의지다.
꿈을 포기한다고 해서 삶의 전쟁에서 패배한 것일까? 우리 삶은 패배한다고 해서는 절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흔히 꿈과 직업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그 둘은 같은 것이기도 하고 다른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꿈과 일이 일치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행운은 드물다. 젊은 시절엔 특히 더 그렇다. 많은 이들이 그 엇갈림 속에서 적지 않은 고민에 빠지곤 한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딜레마가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다.
고통 없이 긍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으며, 고난 없이 진정 행복하고 사랑하는 인생을 찾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이 깨달음을 얻는 수행을 기꺼이 선택하는 것은 종교적인 행위가 아니라 이 세상의 삶에서 지난한 고통에 동참하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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