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나 결혼하기 전까지 오랜 기간을 이런 저런 공부를 하면서 보내며, 어느 정도 공부가 끝나고 사회에 나오게 되면 결혼하여 가정과 직업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자식들이 출가하고 가정의 의무가 어느 정도 끝날 때쯤 은퇴하여 한적한 상태에 머무른다.
이 시기에 주로 지나온 삶을 유추하며 정리하고 집필을 하거나 새로운 사회적 봉사나 명상 등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하기도 하지만, 이리 저리 세상을 돌아다니며 유랑하기도 한다. 적어도 외적으로는 물질적, 사회적, 재정적 속박이나 집착에서 벗어났다.
이 시기에 어떤 사람들은 깨달음을 얻는 수행을 위해 세속적 의무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그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깨달음은 어떤 물질적 환경에 처해 있든 상관 없이, 누구나 똑같이 성취할 수 있다.
형식적인 출가 대신에 자각을 가지고 일상적인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수행의 측면에서도 더욱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육체가 하는 행위는 내가 한다거나 나 자신이 주관하고 있다고 여기는 '개체로서의 나'가 없다도 여기는 것이 자각이다.
정신적인 진보가 물질적 환경보다는 정신적 태도가 훨씬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으며, 나 자신의 환경을 조금만 바꾼다고 해서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공부할 책상이 없어서 공부를 못한다는 학생의 핑계와 마찬가지다.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음식이다. 음식은 생각의 양과 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신적 수행에도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음식으로 적당량의 채식이 바람직하다. 가공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유제품이나 과일과 채소 등의 곡류가 가장 좋다.
세상 속에서 스승은 언제나 내 곁에, 내 안에, 나 자신이 스승이 될 수 있다. 이것을 깨닫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조용한 곳을 찾을 필요가 없다. 일상적으로 입던 옷을 벗고, 가족과 관계를 끊고, 집을 떠난다고 욕망과 애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직업을 버릴 것이 아니라 모든 짐을 지고 있다는 자신의 생각을 버리는 것이고, 자신의 짐을 대신 저줄 절대자 앞에 자신을 버리는 것이 진정한 자세이다. 욕망을 버린 사람만이 진실로 세상 속에 녹아들어 자신의 사랑을 우주 전체로 확장하게 된다.
세상에 진정으로 헌신하는 사람에게는 버림이라는 말보다는 사랑의 확장이라는 말이 더 맞는 표현이다. 겉으로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례를 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계급과 인종의 경계를 넘어 보다 넓은 세계로 사랑을 확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랑이 커지는 때가 되면, 마치 다 익은 과일이 나무에서 떨어지듯 스스로 집을 떠나게 된다. 집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때가 되기도 전에 가정이나 직업을 버리는 것은 지금까지의 삶까지도 버리는 어리석은 일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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