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감정조절이 제대로 잘 안 되어 미치겠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조금만 반론을 해도 욱하고 화가 치밀어 고함을 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면 안 되는데~!'하면서도 그런 자신이 서글퍼진다고도 한다.
그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다 있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거의 의식하지 않는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놀라게 된다. 현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일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짜증을 낼 때도 마찬가지다.
자녀나 직원에게 어떤 일을 시켰는데 하지 않았다면, '이 놈이 지난 번에도 잊어버리더니 이번에도 또 그런 모양이구나. 정신이 한심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현재와 과거의 일이 뒤섞이고 거기에 자신의 해석이 더해지는 것이다.
이런 일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실수를 했을 때도 '전에도 같은 실수를 했는데'라고 스스로를 한심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럴 때 평정심을 잃어버리면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거나 날씨 탓을 하거나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즉 기대가 충족되지 않거나, '상대가 이렇게 해주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해주지 않을 때 그런 감정이 일어난다. 또 의도가 좌절되었거나 '오늘은 일과 후에 그냥 퇴근이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골치 아픈 회의가 생겨 계획이 무산되었을 때다.
또 다른 경우로는 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자신의 의도가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거나 혹은 반대로 해석되었을 때다. 이럴 때는 나 자신 뿐만 아니라 누구나 똑같다. 어떤 사람의 부탁을 받고 이야기하려고 만나자고 제안했는데 거절을 당했다.
그러면 좌절감이 팍 들면서 화가 나고 평정심을 잃게 된다. 그런 일을 부탁한 사람에게 그대로 전하기도 그렇다. 그냥 잘 안 되었다고 개념적인 말만 전할 수 있을 뿐, 그 사람이 한 말이나 거친 또는 부정적인 행동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나의 경우는 그럴 때 있는 그대로 글로 남기는 것이다. 결과가 '이렇다, 저렇다'만이 아니라 즐거웠거나 불쾌했던 일, 섭섭하고 억울했던 일 등을 있는 그대로 구체적으로, '첫 전화, 두 번째 문자, 세 번째 약속 모두 거절 당하고 미칠 뻔했다.'는 식이다.
그리고 퇴근길에 있는 단골집에서 소주 한 잔 하고 있는 데, 지인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때우고 기운을 회복했다는 것까지 메모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면 상대도 그런 경험을 이야기해주면서 조언과 격려도 해준다.
그런데 사실이 가려져 있으면 나 자신이나 주위 동료들도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사실이 드러나 있는 메모를 참고하면 문제 해결에 모두 함께 나설 수 있어서 혼자 문제를 끌어안고 있지 않아도 되고, 주위 지원을 받아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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