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31]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 육식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육식은 경험 주체의 전부로 경험 대상을 이해하는 내적인 감각기관으로 중요하다
안(눈)ㆍ이(귀)ㆍ비(코)ㆍ설(혀)ㆍ신(몸)ㆍ의(생각) 육근의 대상이 되는 여섯 가지 경계, 즉 육식(六識)으로 인식하는 색깔이나 모습, 소리, 향기, 맛, 촉감, 기분의 여섯 가지 경계로 육경(六境) 또는 육진(六塵)이라고도 한다. 모두 한 뿌리에서 일어나니 다만 한 뿌리가 어디에서 일어났는가를 반조(返照), 즉 돌이켜 생각해보라는 의미다.
육식은 인간의 내적 인식 경험 전체를 의미한다. 인간에게는 여섯 가지 고유한 활동을 하는 감각기관(육근, 六根)이 있으며, 각각의 감각기관은 여섯 대상을 경험한다. 이 최초의 경험이 ‘대상을 아는 것’으로서의 식(識)이다. 이 식은 조건에 의해 생겨나고 사라지는 변하는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이 ‘식’은 윤회의 주체이거나 '자아'가 아니라 인식 기관과 인식 대상이라는 조건에 의해 생겨나고 사라지는 현상에 불과하다. 만약 일어난 곳을 알면 처음 일어난 곳에서 도리에 맞지 않는 것은 싹트지 못하게 하면 된다. 끓는 물을 식히려면 찬물을 들어 올려 붓기보다 솥 아래 불길을 끄는 것이 더 낫다. 나무를 베려고 할 때는 먼저 뿌리를 잘라내면 가지는 저절로 제거된다.
색안경을 끼면 모든 것이 잘못 보이고, 눈을 비비면 헛것이 보이듯이, 우리는 있는 것을 없는 것으로 보고.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면만 보게 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감각기관과 그 대상만이 실재한다고 한다. 불교에 의하면 육식과 그 대상인 육경이 존재하는 전체이다.
감각기관에 의해 파악된 것만이 존재한다고 해서 불교가 단순히 눈에 보이고 귀로 들리는 것만이 존재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감각기관의 기능은 생명체마다 다르고 각 생명체는 고유한 감각기관이 있어 그 기관에 대응하는 대상 세계만을 알 뿐이다. 육식은 경험 주체의 전부로 경험 대상을 이해하는 내적인 감각기관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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