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32-2]무안계내지무의식계(無眼界乃至無意識界): 공(空),그 자체에는 안계(眼界)에서 의식계(意識界)까지도 없다 : 오는 것마다 단지 비출 뿐 시비하지 않는다
내 몸이 6근에 들어가지 않으면 대개 무너져서 사라져 버리며, 사대를 조용히 살펴보면 참으로 옳은 것이 없다. 오직 진공묘성만이 존재하는데 이는 무량한 시간 동안 무너지지 않는 채로 고요하고 깨끗하며 항상 존재하므로 크게 닦을 것도 증득할 것도 없다.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달과 해는 똑같이 둥글고 빛이 나서 온 천지에 가득해 비추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자연적인 것이지 일부러 비추는 것이 아니다. 선정에 드는 것도 똑같은 일이다. 산하대지가 있어도 막히거나 걸리지 않으며, 광명이 환하게 빛나니 어떤 그림자도 비칠 수 없다.
보름달이 밝게 비추는데 무슨 파도가 있을 수 있겠는가? 내가 여기 앉아 있어도 일본이나 미국도 왔다 갔다 걸릴 것이 없다는 말이다. 내 생각 속에 무수겁의 역사가 들어 있지만, 한 생각이 없어지면 무수겁의 역사 또한 사라져 흔적조차 없다.
참선만 하거나 독경만 해도 도를 깨닫는다고 하는데 뭐하러 반야심경을 배우고 금강경을 배워야 할까? 있다, 없다, 공했다 하는 소리를 계속 듣다보면 황당무계한 이야기 같아 정말 이런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현실에 맞는 것, 눈에 보이는 것, 이런 것이 중요한데, 있다, 없다, 공했다는 것들을 논해 뭐하자는 것인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깨달은 사람들은 달이나 해처럼 단지 오는 것마다 비출 뿐 시비하지 않는다. 시비가 끊어져 있다. 거울이 무슨 형상이 자꾸 비친다고 시비하지 않듯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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