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 가치를 충분하게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나이가 들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런 것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즐거워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이 그것들이다.
나를 포함해서 세상 만사가 영원한 것이 아님을 제대로 의식하면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남은 인생이라도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이 세상의 삶에 국한되어 있을 뿐이며, 나도 언제 그것들을 세상에 되돌려 주어야 한다.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면 어떤 사람이나, 어떤 물질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침착하고 의연하게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더 많이 감사하고, 더 많이 기뻐하고, 더 많이 존경하면서 살게 된다.
자꾸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너무 늦기 전에,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잡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 고통의 가장 근본적인 효과는 그것이 우리 삶을 짧은 순간 에 예리하게 되밝혀준다는 점이다.
단번에 우리의 소소한 문제들이 상대적인 것이 되고 만다. 자식이 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시킨 부모는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생의 중요한 부분들을 얼마나 쓸데없이 허비했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병원 복도에 서서 자식이 입원한 입원실을 무심코 되돌아 보던 그 짧은 순간에 인생의 사소한 듯 보이지만 중요한 많은 문제들를 얼마나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면서 잘 해결했다고 착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그 짧은 순간에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가 분명해진 것이다. 그 밖의 다른 많은 것들은 충분히 포기할 수 있는 부분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세상을 한 평생 살면서 진짜 중요한 것이 뭣인지를 발견하게 된다.
병원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을 직시하고,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자신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그들이 바로 기적을 경험하는 사람들이다. 그럴수록 홀가분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지금까지 자신을 딱딱하게 경직되게 묶어왔던 끈들이 다 풀려 빠져나간 듯한 느낌이 든다. 부모 형제와 친지들이 문병을 오고 그들과 짧은 대화들을 나누고, 배우자와 서먹서먹했던 관계가 풀어지고 다정하게 손을 다시 맞잡게 된다.
자신을 병들게 했던 안일한 일상, 죽음에 이르게 하는 천편일률적인 일상생활의 고리가 마침내 깨어져나가고, 심장이 다시 힘차게 뛰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다. 유감스럼게도 우리는 이런 살아있는 감정을 너무 빨리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다함께 올해 첫 분기인 3월 마지막 주를 흥겹고 행복하게 시작해 보시지요.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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