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시장 후보들의 텔레비젼 토론 태도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살아가면서 일상에서 어떤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면서 깊이 상대가 하는 말을 깊이 경청한다는 것은 과거의 일을 분석하거나 파헤치려는 수사하는 듯한 의도로 듣는 것과는 다르다.
말하는 사람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게 누군가로부터 진정으로 이해를 받는 느낌이 들게 해야 하고, 위안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깊이 경청한다는 것은 30분이든 45분이든 계속해서 연민의 마음을 유지하면서 상대의 말을 듣는 것이다.
그 동안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 해야 한다. 상다가 속마음을 털어놓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일념으로 들어야 한다. 이것이 경청의 유일한 목적이다. 과거를 알아내고 따지는 것은 부수적인 일이다.
연민의 마음을 유지하면서 경청하면 화나 짜증이 나지 않지만, 그런 마음이 없이 듣는다면 상대의 말이 나에게 짜증과 화, 고통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연민의 마음만으로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연민은 상대의 입장이나 처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상대의 슬픔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마치 거미줄의 한편에서 벌레가 걸려 출렁거리면 반대편 거미줄에서도 그 고통이 전해지는 것처럼 이 세상은 서로 촘촘히 짜여 있다.
인생은 거미줄의 씨줄과 날줄처럼 그 어느 하나라도 홀로 있거나 저혼자 일어난 일은 없으며 이 모두가 연관되어 끝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서로의 원인과 결과로 얽히고 섥혀있으므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악을 선택하기보다는 서로에게 연민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어렵지만 선을 베풀게 되고, 그것이 결국 모두를 위해 세상을 선한 곳으로 만들 수 있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평화롭게 함께 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 불교의 화엄사상의 본질이다. 대화를 하다 보면 어떤 때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사람이 지금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 또 내가 발 벗고 나서서 구해주기를 얼마나 바라는지 잘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장비부터 갖춰야 한다. 소방관이 불을 끄러 갈 때 먼저 장비부터 챙기는 것과 같다.
방호복을 단단히 입고, 사다리와 소화용수 등을 챙기고, 강력한 불길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면서 불을 진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아야 한다.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의 말을 경청한다는 것은 화재 진압을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
우리는 지금 고통의 불길, 화의 불길에 휩싸여 있다. 제대로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상대를 도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까지도 화재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연민의 마음이라는 보호 장비가 필요한 것이다.
의식적인 호흡을 훈련하면 알아차림의 에너지를 만들어내어 연민의 마음이 생기고, 상대가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일념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을 비꼬고 비난하는 말을 쏟아내서는 서로의 고통만 높이 쌓아갈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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