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아들이든 딸이든 자식은 자신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은 시간적 공간적 연속체이므로 부모는 자식들과의 대화를 회복하는 일이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한다고 해서, 위에 이상이 생겼다고 해서 '넌 내 심장도 위도 아니야. 내 심장이나 위라면 그렇게 할 리가 없어.'라고 말하며 떼내어 내다 버릴 수는 없는 법이다. 태아를 잉태하는 순간 어머니는 태아와 자신을 한 몸으로 여긴다.
그리고 뱃속의 아기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아가야. 거기 그대로 있으렴. 네가 거기 있는 것을 알아.'라며 아기에게 사랑을 담아 이야기하며, 음식도 가려서 먹는다. 자신이 먹는 것을 태아도 먹고 마시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엄마가 걱정이 많으면 태아도 걱정이 많고, 엄마가 즐거우면 태아도 즐겁다. 어머니와 태아는 그렇게 한 몸, 한 존재로 인식하고 살아간다. 아기가 태어나고 서로를 연결하던 탯줄이 끊길 때까지 이런 한 몸이라는 생각은 지속된다.
아이와 직접적 연결이 끝나면 이런 생각도 흐려지기 시작하고, 아이가 자랄수록 자식과 자신이 한 몸이라는 사실을 완전히 잊게 된다.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존재로 자식을 생각한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갈등까지 겪기 시작한다.
그렇더라도 자식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은 자신의 위나 심장, 아니면 콩팥에 문제가 생기는 것과 같다. 자녀가 마음에 안 든다고 "저리 가! 너는 내 자식도 아니야. 내 자식이라면 나에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없어!"라고 말하며 내버릴 수는 없다.
세상과 분리된 나는 없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부모와 자식은 여러 세대를 거쳐 내려온 연속된 관계일 뿐만 아니라 유구한 생명의 물줄기를 이루는 일부분일 뿐이다. 어머니 자궁 속에 있었던 때처럼 자녀의 행동은 계속해서 부모에게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행동도 자녀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행복이 곧 자식의 행복이 되고, 자녀의 고통이 곧 부모의 고통이 된다.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가 회복되어야 하는 이유다.
혼란과 무지로 인해 부모는 자신만 고통을 당하고, 자식들은 전혀 고통을 모르고 살아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부모가 고통스러울 때마다 자식들도 고통을 받는다. 자식의 세포 하나하나에 부모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감정과 지각을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느낀다. 그러므로 애초부터 부모 자녀는 한 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자녀들과 자주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다. 몸에 탈이 났을 때를 돌아보면 내 잘못이나 부주의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