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란다는 의미는 세상의 온갖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며 성장한다는 것이다. 책이나 강의를 통해 훌륭한 가르침을 받기도 하면서 이 세상에서 도태되지 않고 잘 살아가기 위해 무언가를 계속 배워오고 있다.
그렇게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전문성을 기르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과거의 성현이나 철학자들이 했던 사유의 흔적을 따라가며 삶과 배움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깨치기도 한다.
"오늘 배우지 않으면 내일이 있다 말하지 말고, 올해 배우지 않았으면 내년이 있다고 이르지 말라"는 성리학의 창시자 주자의 말에서 배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비록 항상 배움에만 힘쓸 수 없다고 할지라도 마음은 배움의 뜻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마음에 배움의 뜻을 잊으면 평생토록 학문을 한다고 할지라도 이는 단지 속된 일일 뿐이다. 일생을 통해 살아가면서 학문을 익혀야 하며, 거기에 담기는 마음의 뜻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공부를 가장 많이 강조한 분이 공자다.
논어 첫 장에서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말하고 있다. 뭔가를 배운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모르든 것을 알게 되면 그 자체가 즐거움의 원천이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의 공부는 너무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도구화로 변질된 듯한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스펙을 쌓고 입시와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말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실용학문도 중요하지만, 너무 거기에 치우치지 말자는 말이다.
영어도 익히고 업무 철학도 배우는 등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가치에 함몰되어 내 삶의 본래적 가치를 등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공자는 자신의 인생을 들어 배움에 대한 성취를 설명하고 있다.
논어의 '위정'편에서 "나는 열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는 자립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되지 않게 되었으며, 쉰 살에는 천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예순 살에는 귀로 듣는 대로 모든 것을 순조롭게 이해하게 되었으며, 일흔 살에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게 되었다."라고 했다.
이런 가르침에 영향을 받은 율곡 이이는 20세에 평생 삶의 지표로 삼고자 '자경문'을 썼으며, 그 첫 구절은 "먼저 그 뜻을 크게 가져야 한다. 성인을 본보기로 삼아서 털끝만큼이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하면 나의 일은 끝마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공자가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고(지학志學) 서른 살에 뜻을 세웠듯이(이립而立), 이이는 16세에 어머니 신사임당을 잃고 오랜 방황과 좌절의 시간을 거친 후 스무 살에 공자와 같은 성인을 롤모델로 삼아 배움의 뜻을 세운 것이다.
나는 16세에 고향을 떠나 객지 부산으로 유학을 가서 외로움과 쓸쓸함을 도서관에서 위인전이나 문학책 읽는 것으로 시작하여 중국의 삼국지와 일본의 대망을 매년 한 번씩 읽으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노력했다.
그런 독서를 통해 비움과 채움, 성찰과 배움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힘을 길러주었고 성찰하는 능력을 계발시켜주었다. 여러 번 곱씹으면서 떠올리고 사유하는 과정에서 내 것이 되고 누군가 전해준 지식은 나의 지혜가 되어 쓸모 있게 모아졌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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