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34-4]역무무명진(亦無無明盡): 무명이나 늙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도 없고, '없음 또한 없다’ : 내가 부처라면서 어디에 의지하려 하는가?
사람들은 밖에 있는 대상에 자신의 마음과 몸이 휘둘려 본래의 마음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항상 바깥 세상에 끄달려 순간순간을 전전긍긍하며 윤회의 여행길을 돌아다닌다. ‘무심(無心)’이 되면 다 깨달았다고 생각하거나 무심이 부처라고 생각하는 등 큰 허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달리기를 하다가 ‘러너스 하이’라는 몰입적 희열감을 경험한 뒤 마치 ‘주선(走仙, 세속을 초월하여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도 된 듯 착각하는 것과 같은 생각은 구름과 같아 자성을 어둡게 할 뿐이다. 사실 깨달은 성인이라 해도 사실 일반 속세의 사람들과 한치 차이도 없다.
깨달으면 멀리 뛰어난 굉장한 경지에 있다고 상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티끌은 더러운 것이 아니라 그 본성 자체가 그냥 티끌일 뿐이다. 그런 이해가 바로 반야의 지혜이다.
깨달을 수 있는 어떤 존재나 생각이 있다는 그 자체가 사실 맞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닦고 깨달아 증득하는 것이 없지는 않겠지만, 물드는 것은 없어지는 경지가 바로 깨달음의 경지이기 때문이다. ‘무심’이라거나 ‘깨달음’이라는 생각이 있으면, 그 생각이 눈을 가려버려 그냥 자연스러운 있으면서도 없는 듯한 그 존재 자체를 볼 수 없게 된다.
아무리 조그마한 싸라기라도 금이 눈에 들어가면 금방 병이 되듯이,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자신이 실제로 앉아서 깨달아야 한다. 세간의 신이나 부처, 보살, 허공을 신격화하고 의지해서는 무언가 존재감 있는 대상을 얻으려 할 뿐이다. 자성을 본 사람은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이 공해서 털끝 만한 견해도 없는데 의지할 것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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