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두 마리가 가까이 이웃하여 살고 있었는데, 큰 연못에 사는 개구리가 조그만 웅덩이에 사는 이웃 개구리에게 연못이 크고 안전하니까 이사오라고 권유를 했다. 작은 웅덩이에 사는 개구리는 지금까지 사는 데 불편이 없고 익숙해진 곳을 떠나기 싫다고 거절했다.
그러는 사이에 지나가는 차에 치어 죽고 말았다는 이솝 우화의 이야기다. 익숙한 곳이 좋다며 떠날 수 없다는 고집이 혹시 움직이기 싫어하는 게으름 때문이 아닐까 저자는 생각한다. 물론 연못이 유토피아라는 말은 아니다.
연못에 있는 개구리도 운이 나쁘면 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옆 사람의 의자에 앉아보는 습관이 있는 사람도 있다. 처음 옆 사람의 의자에 앉았을 때 피가 되살아나는 듯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항상 늘 있는 자리, 익숙한 공간에서는 모든 것이 정체되기 십상이다. 평준화는 지성의 차이를 잃고 수준까지 떨어지게 만든다는 말이 있다. 하향평준화 된다.
우리도 1974년 산업화가 한창이든 시절 혁명적으로 시작된 '고교평준화' 정책 실시 이후 거의 대부분의 중학생이 어렵지 않게 고등학교에 갈 수 있는 환경이 60% 수준에서 90%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평준화의 실효적 의미가 생겨났다.
입시 과열이 사회갈등을 유발하고, 과도한 사교육비를 조장한다는 이유였다. 명문고 입학을 위한 경쟁 과열과 그에 따른 중학생들의 과중한 학습 부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 인구의 도시집중 등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국가는 체계적인 산업인력의 양산과 교육수준이 높은 양질의 노동력배출을 요구받았다. 평준화를 통해서 국가는 교육과정을 용이하게 통제하고, 이러한 역할에 충실할 수 있었다.
학생 개개인이 느끼는 교육여건 뿐만 아니라 학업 성취도 역시 전반적으로 하향평준화를 달렸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이 아니라 모든 학령기 학생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하다 보니 하향평준화는 당연한 것이었다.
교육질의 하향평준화로 인해 수준별 적성별 교육과정 편성에 오히려 장애 요인이 되었으며, 사학(私學)의 자율성과 전통이 위축되는 부작용도 빼놓을 수 없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이후 독일이 겪었던 평준화의 진통도 우리의 고교평준화 경험과 비슷했다.
디지털 시대에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표준을 외치지만, 표준을 추구하는 데는 중요한 기준이 있다. 모두가 똑같으면 기술의 정체가 올 수 밖에 없다. 우리 속담에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상하좌우, 그리고 비스듬하게 비들어도 봐야 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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