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말이 있다.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라는 의미로 송나라의 저공이 원숭이에게 먹이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 주겠다고 했더니 원숭이들이 적다고 화를 내자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씩 주겠다고 말을 바꾼 것에서 유래했다.
같은 것을 두고 간사한 꾀와 그럴듯하게 들리는 교묘한 말과 착해 보이는 얼굴빛으로 속여 다른 사람을 농락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공자는 논어에서 "말 잘하고 낯빛 착한 듯한 사람 치고 진실로 어진 이는 드물다."고 했다.
요즘 정치판에서 국가와 영토와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나온 대통령 후보들이나 코비드-19팬데믹 관련 예방접종, 북핵 문제 등 외교적 문제들을 보면 드는 생각이 바로 조삼모사와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는 말이다.
단순하면서도 매우 심오하게 우리의 의식을 암시하는 말들이다. 우선 우리 마음은 원숭이와 같다. 아주 드물게, 마음이 고요하고 침묵할 때, 진실로 사념이 완전히 사라질 때 원숭이를 초월하는 일이 일어난다.
우리가 원숭이와 같다는 말은 결코 고요할 줄 모른다는 말이다. 고요하지 않으면 진리를 볼 수 없다. 항상 흔들리고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가 없어 명확한 인식이 불가능하다. 명상을 한다는 것은 원숭이를 고요한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원숭이는 조용하게 잠재우려 할수록 더 반항하고, 더 시끄러워지고, 더 많은 혼란을 일으킨다. 여기에 명상의 어려움이 있다. 원숭이가 고요하게 앉아 있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언가를 먹고 있거나 뭔가 하고, 흔들고, 떠들어 댄다.
우리도 하다 못해 담배를 피우거나 이러 저리 두리번거리거나 하품을 하기도 하는 등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만 한다. 그래서 언제나 무엇인가에 사로잡힌 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불안감 때문에 바쁘게 움직이는 일이 필요하다.
아무리 암과 결핵과 사망의 위험이 높다고 설명을 해도 계속해서 담배를 피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직 명상의 세상에서만 담배 끊는 일이 가능하다. 달리기를 시직하고 재미가 붙으면 스스로 담배를 끊게 되는 것이 좋은 예다.
담배를 대신할 수 있는 규칙적인 호흡활동과 입술이 열리고 닫히면서 입이 움직이고 있다. 그럼으로써 불안이 가라앉는다. 그래서 달리기가 조금 덜 해롭고 더 나은 종류의, 건강에 이로운 흡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그 둘은 같다. 마음이 휴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마음은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하다. 깨어 있을 때만이 아니라 잠들어 있을 때조차도 뭔가를 해야 만 한다.
달릴 때는 다르다. 자신이 살아있고, 충분히 젊고, 신선하다고 느낄 만큼 에너지가 넘친다고 느낀다.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살아 있는 활기를 느끼는 것이다. 열정적으로 사는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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