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매일의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달리기나 걷기만큼 나 자신에게 몰입하고, 또 관심을 기울이는 시간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혹시 운 좋게 그런 시간이 찾아왔더라도 많이 어색하고, 그만큼 긴장되고 걱정이 함께 할 것이다.
운동은 거기에 집중함으로써 삶의 모든 부분을 차분하고 평온하게 바꾸거나 마음 속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거나 특별한 영적 경험을 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단지 호흡이 우리 삶에 정말 가치 있는 일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흡의 과정인 숨쉬기는 들이마시는 흡입과 내밷는 열망의 의미가 담겨있다. 정신이나 활기도 숨쉬기에서 느껴지는 숭고한 가치적 느낌이다. 우리가 가진 본연의 생기와 활기, 즉 힘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면 일상적 숨쉬기인 호흡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번도 자신의 몸을 드나드는 호흡을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불교 수행적 입장에서는 그런 사람들은 그만큼 자기 자신에게서 멀리 떨어져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일상에서 나의 관심을 어디다 둘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무의식적으로 해왔던 숨쉬기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려고 시도할 때 우리 마음은 대부분 요요처럼 정신 없이 움직임을 알게 된다.
몇 번 호흡을 따라가다가도 사소한 소리나 자극에 주의력이 금방 흐트러지고 만다. 다시 참을성 있게 호흡에 관심의 끈을 질끈 묶어야 한다. 그렇게 시소처럼 당기고 묶는 과정을 몇 번이고 자연스럽게 잘 될 때까지 반복해야 성공할 수 있게 된다.
일상에서 마음은 지칠 줄 모르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그냥 내달리기 십상이며, 그렇게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마다 결국 또 의식이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고, 그런 자신을 탓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다시 시작한다는 말은 우리가 호흡을 참았다가 다시 심호흠을 하게 되는 것처럼, 또 다시 흐름을 놓쳤다는 사실에 주목한 뒤에, 하던 생각을 내려놓고 원래 집중하려던 대상으로 차분하게 그냥 관심을 돌리면 된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지만, 조금만 더하자는 마음으로 꿋꿋하게 호흡에 집중하여 버티면 조만간 자연스럽게 호흡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요즘처럼 혼란스러울 때는 집단적 알아차림이라는 사회 발전적 측면에서도 꼭 필요하고 귀중한 단계이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언제나 차분하게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다고 배워왔다. 그런 중요성이 꼭 어떤 종교적 수행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오히러 이런 집중은 우리 모두의 인간다운 삶과 존재하기 위한 일이다.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을 능력이 있다. 관심을 어디에 두고 어디로 돌려야 우리에게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주어진 상황에 관심을 기울일지 선택할 능력이 있다. 다만 원시인들의 사냥처럼,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약간의 연습이 필요할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연말 한 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