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매일 일상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잠자는 것이다. 쓸모 있는 것에서 쓸모 없는 것으로 옮겨가고, 이렇게 함으로써 다시 아침이 되었을 때 신선하고 생기 있고, 활력적인 상태로 낮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다.
몸은 뭐든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되찾고, 마음은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게 된다. 가슴은 다시 느낄 수 있게 되고, 모든 일의 먼지들이 사라지고 거울처럼 깨끗해진다. 눈은 더 맑아지고,귀는 더 밝아지는 등 모든 것이 말 그대로 쓸모없는 것을 통해 온다.
명상 속에서는 매 순간을 알면서 움직인다. 우리는 그것을 자각한다. 외부의 쓸모 있는 세계로부터 내면의 쓸모 없는 옯겨 가는 길을, 일단 그 길을 터득하면 어떤 순간이라도 쉽게 내면으로 옮겨갈 수 있다.
버스에 앉아 있으면서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지만,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이 해준다. 그냥 눈을 감고, 쓸모 없는 것으로, 내면으로 옮겨갈 수 있다. 그러면 모든 것이 조용하고 고요해지며, 저절로 생명의 근원에 가까이 가 있게 된다.
그러나 그런 일은 현장의 일상에서는 가치가 없다. 현장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며, 그래서는 삶의 현장인 직장 사회에서 퇴출당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상품 생산의 과정이 아니므로 쓸모없는 것이다.
세상은 광활하고 넓고 높다. 그런 세상에서 우리는 다만 아주 적은 부분만 일상에서 사용할 뿐이다. 장자의 세상은 그렇다. 개인이 사용하고 있는 작은 땅만 남고 나머지가 모두 사라진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그 땅을 사용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아무리 세상이 넓고 광활해도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쓸모가 있는 세상은 아주 작다. 우리가 만약 지금 나에게 쓸모 있는 것만을 건지고 쓸모 없어 보이는 것을 제거한다면, 오래가지 않아 그런 세상에 현기증을 느끼고 쓰러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렇게 계속되어 왔다. 우리는 이미 혼란 속에 있으며, 어지러움을 느끼며 심연 속으로 떨어지고 있다. 삶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고 있는 것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부처님은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신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춤추고 노래하며 자신을 즐길 수 있다. 에수님이나 마호메드는 신에게, 신이 자신에게 쏟아 부어 준 은총에 대해 기도하고 감사할 수 있었다. 장자는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한, 인간에게 가능한 최대로 행복했다.
모든 위인들은 결코 우리 삶이 무의미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우리 마음은 뭐든 쓸모 없는 것들과 융합하여 결합될 때만 그것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쓸모 없는 것이 우리와 함께 같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낮고 밤처럼.
삶은 때로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삶의 의미는 쓸모 없는 것과 쓸모 있는 것의 조화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쓸모 없는 것을 완전히 거부할수록 외부로 향하는 문을 닫게 되고, 이제 쓸모 있는 것들만 있게되고, 곧 그것에 짓눌리게 될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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