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나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상은 독립적이거나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그 자체의 존재감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마음은 꿈 속에 있는 다양한 대상과 주관들을 형성하는 동시에 독립적인 자기 존재를 그것들 속에 투사한다.
나는 꿈 속에서 그 나비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전적으로 믿는다. 천사처럼 보이는 선한 움직임과 활짝 펼친 날개와 작은 몸통은 의심의 여지없이 그 자체로 존재하며, 깨달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분석할 여유를 가질 수 없을 수도 있다.
내가 만약 무서운 개에 쫓겨 그런 위험한 곳으로부터 도망치려고 전력질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느긋하게 그런 평화로운 상황에 의식을 집중할 여유가 없다. 우리 꿈 속의 마음은 겁에 질린 나을 포함하여, 내가 만든 것들 속에 본래적 존재를 투사한다.
깨어있는 마음도 똑같다. 우리 자의식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대상들, 즉 개념적으로 명명된 모든 주관들과 객관들 속에 독립적인 존재감을 투사한다. 그런데 이런 투사는 우리의 집착과 그에 따른 고통의 기만적 토대가 된다.
인생은 꿈이라는 말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주관들과 대상들에게 꿈에 생생한 실재성을 주는 투사적 기전이 깨어있는 의식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기만적 본래적 존재의 투사 위에서 우리는 고통의 근원인 갈망과 혐오, 집착을 만들어낸다.
내가 가족을 사랑하며, 그래서 가족들이 아프지 않고, 다치거나 죽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적으로는 그들이 나와 마찬가지고 공(空)이며, 그들 속에 본래적 존재를 투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나의 이런 지적인 지식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으로 나는 전적으로 우리의 공성(空性)에서 비롯된 무상함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나는 투사를 알고는 있지만, 그 투사의 과정을 멈추거나 그렇게 유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우리의 괴로움들은 나의 이 본래적 존재의 투사로부터, 그리고 그 결과 공성과 그 귀결인 무상을 참되게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물론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이를 거부하고 싶어하며, 내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이조차 싫어한다. 이런 모든 것이 이해는 되지만, 본질적으로 무상한 모든 것에 대한 집착에는 괴로움이 따른다. 그래서 환경재앙이든 폭력적 인간들이든, 혐오하는 정치적 인물들을 싫어한다.
그들의 영향력 아래서 벗어나고 싶어 달아나거나 두려워하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는 공함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차 없이 예외 없이 괴로움을 겪게 된다는 의미다. 행복하든 불행하든, 아니면 중립적인 감정의 본성은 잘못된 분별심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아름다우 한 주 시작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