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기분은 대부분 힘든 것이다. 어렵고 땀나고, 계획도 세워야 하고, 새로운 노력도 필요하며, 다 아는 이야기지만,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일단 나가야 한다. 짐금 할 일도 많이 남았는데,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한 일이다.
운동할 마음이 전혀 없는데, 날씨마저 너무 더운 정도를 넘어 뜨겁다. 하지만 그런 환경적이거나 외부적인 일들을 핑계로 지금 나가 운동하지 않으면 내일 맞을 일은 상상하지 않아도 뻔하기 때문에 나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운동하러 나가면서 옷을 따로 갖춰 입는 것은 편하기도 하지만, 외적으로도 좀 쿨해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마음 속에 뭔가 전환점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가자마자 다른 생각하지 않고 그냥 운동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할까말까 갈등하는 마음이 좀 쉽게 줄어들 수 있고, 뜨거운 햇살에 마음도 뜨거워지며 도전감이 생기고 기분이 바뀌게 된다. '자 이제 시작이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주저되던 마음도 편해진다.
이런 상태로 걷기 시작하여 달리기로 바꾸며 한 1km나 5분 정도 지나면 발걸음도 제대로 자리를 잡게 된다.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 1~2km 정도는 그냥 모든 생각을 무시하고 앞만 보고 나가는 것이다. 마음 속 생각들이 그 사이에 모두 사라진다.
경쾌한 발걸음의 감촉과 강해지는 숨소리가 몸에 들어오고, 걷기나 달리기 속으로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가고 있으며, 심신이 완벽하게 하모니를 이루며 기분이 그냥 편안해지며 스트레스와 자리를 바꾸는 모습이 느껴진다.
마음 속이 뭔가 빈 듯 가벼워지며, 내 속의 뭔가가 밖으로 빠져나간 느낌이다. 그것이 바로 몸 속에 고여있던 에너지들이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기분이 제대로 업해지는 것이다. 내 이동 속도도 제 자리를 찾았다.
오늘 일과 중에 남은 일들이 이내 저절로 정리가 되고, 글을 쓸 때 꼭 써야 할 단어나 말들도 생각 속에 남게 된다. 계속 나아갈수록 마음이 열리고, 다른 것들로 충만하게 채워지며, 속도가 빨라지고, 몸과 마음도 편안해진다.
세상을 뒤덮은 뜨거운 공기와 푸른 녹음들이 눈에 들어오고, 예쁜 꽃들고 강한 의식으로 다가오며 걸음을 멈추고 사진으로 남기게 만든다. 달리기 후반에 걸으면서 출발할 때와 다른 너무 가벼운 몸과 마음을 느낀다.
기분이 좋아졌다는 말이다. 내 앞에 놓여있던 문젯거리들이 이미 저 멀리 사라지고, 내가 해야하고, 해볼 수 있는 뭔가가 있겠다는 생각이 새롭게 자리를 잡았음을 느끼게 된다. 이제 남은 시간 하나 둘 주의깊게 제대로 잘 처리할 수 있을 듯하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아름다운 금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