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일단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다른 사람과 똑같이 먹고 자고 일하고 배우며 살아가며, 늙고 병들고 죽어가지만, 항상 지금 현재처럼 건강하게 영원히 살아갈 듯한 착각 속에서 자신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스스로를 분리하고 분별한다.
인도 고대 석가족의 태자로 부족함을 모르고 사위성 안에서 걱정 없이 생활하며 성장하던 태자가 깊은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 부왕은 아들로 하여금 궁 밖으로 나가 세상을 구경하게 했다. 왕궁의 동,서,남, 북문을 한 번씩 차례로 나가 산책을 하였다.
동문 밖에서는 늙은 노인, 남문 밖에서는 질병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병자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질병에 시달리는 인생의 괴로움을 알게 되었고. 서문 밖에서는 죽은 사람, 북문 밖에서는 세상살이 속박에서 벗어난 출가 수행자를 만났다.
이런 만남을 통해 왕자는 자신은 젊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도 늙고, 병들고, 죽을 수 밖에 없는 똑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생노병사를 자기 내면으로 포용하고 생노병사의 고통을 없애기 위한 공부를 더하기 위해 출가 결심을 하고 궁을 나온다.
이런 고통이 모두의 책임이며, 자신이라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 없는 일임을 께닫고, 자신과 다른 이들의 불행을 분리, 분별하지 않고 자기 안으로 포용하게 되었다. 세상 어디서든 누구든 우리와 관계 없는 것이 없다.
누군가가 이유 없는 억압과 학대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 우리 모두 함께 비난 받을 일이 된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 동정심은 가질지라도 그런 일이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은 아이를 학대하지 않으며, 자애롭고 대단하다고 믿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부지불식 간에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분별하고 있다. 자신도 같은 처지에 놓이면 아이들을 때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는 어릴 때 육식 동물의 고기에는 알레르기가 있어서 먹지 않았는데, 중학교 졸업식날 아깝고 귀한 고기국이니까 먹으라는 어른들의 강요로 먹은 소고기 국밥 한 그릇으로 목 점막이 두드러기로 부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1시간 이상 질식사했던 일이 있었다.
어딘가로 편안한 길을 따라 열심히 한참을 잘 갔는데, 가다가 길을 잃고 헤매다 다시 의식이 회복되어 정신이 현실로 돌아왔는데, 어른들이 죽었다고 푸른 광목 포대기에 둘둘 말아 놓아 옴짝 달싹하기 힘든 상태였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좌우, 앞뒤로 빙글빙글 돌고 뒹굴며 겨우 빠져나와 방 밖으로 나오니까 죽었다고 침울해 하고 있던 어른들이 깜짝 놀라며 너무 기쁘게 환영해 주셨던 일이 있었다. 자칫 빨리 정신이 회복되지 않았다면 그대로 땅속 구덩이 속으로 사라졌을 뻔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누구든 뭐든 강하게 거부하는 사람메게는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무슨 일이든 죽기 전까지는 잠재적 대상자이다. 누구든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하기 나름으로 위인, 거지, 천사, 폭군도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항상 스스로를 잘 살피고, 서로 분별하지 말고, 지금 내가 보는 모든 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미래의 내 일이나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공감하며 상대와 동일시하려 노력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금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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