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민과 환자가 단지 정치의 대상이 아닌, 존엄한 존재로 존중받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란다
정부가 2년 넘게 끌어온 의정 갈등의 골은 언제 어떻게 부드럽게 풀리고 함께 웃으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인기 없던 정부가 국민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는 예민한 문제를 자기들 마음대로 선거를 앞두고 정부 여당의 인기 몰이 미끼 정책으로 밀어붙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의사 수가 2만 명이 부족하니까 매년 2,000명씩 신입생을 늘려나가 적정 의사수를 조기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대 증원 정책안을 발표한 것이다. 의과 대학생들이 등교를 거부하고 전공의들이 잠 못자고 일하던, 환자가 있는 일터를 이탈하고 의료체계가 엉망이 되었다.
2개월 후 총리가 첫 해 의대 증원수를 1000명까지 깍을 수 있도록 특별히 허용(?)한다는 특별 브리핑을 하고, 국민 여론이 나빠지면서 정책 수립 자료를 밝히라는 국민의 요구가 커지자 총선 10일 전에는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통했다고 밝혔다.
10여년 뒤의 의사수 부족, 고령화 사회의 의료 수요, 해외 선진국의 현황 등 숫자를 도출하는 데는 첨단 컴퓨터가 이용되었을 것이지만, 그런 대단한 최소값을 축소했으니 국민 건강을 위한 정책 추진의 무지막지한 가벼움과 무책임성에 대한 비난은 벗어날 수 없다.
정부는 의료 정책 전문성이 없는 국립대 총장들을 앞세우며, 설득력 없는 변명을 이어갔다. 이는 오히려 대통령 발언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방증이 되었다. 6개 거점 국립대 총장들이 의대 신입생을 증원하되, 각 대학의 여건에 맞게 2025년 신입생에 한해 50~10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증원 모집할 수 있도록 건의했고 정부가 허용하는 결단을 했다는 설명이었다.
정부의 정책의 바탕이 된 기본 자료의 요구부터 정책 수립 준비 단계에서의 무협의 상황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던 의협은 급기야 회장이 나서서 적절한 자료 발표와 정부의 사과 없이는 어떤 의사 증원 정책도 수용할 수 없으며, 의사 노예의 길을 가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도 의협은 불참하고 있으며, 정부는 국민의 상처는 안중에도 없으며, 전문가의 오만이라며 분노만 양산하며, 서로 강 건너 불 보듯 자기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언제쯤 국민과 환자가 바람직한 인간 존재로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정부도 이제는 자신의 정책 성공을 위해 설득력 없는 해명의 무타협 수용을 강요하지 말 것을 공식 문서로 확인하고, 의료계도 이제는 또 상처 받는 일이 있더라도 최근 국민들의 어려움에 우리가 정부에서 받은 것만큼 큰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진정 열린 마음으로 정부와 만남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목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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