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을 위한다는 이런 저런 모임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가 염두에 더어야 할 점은 단순히 이런 모임들이 생일이나 새해 등 무언가를 축하하기 위한 전형적인 만남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모임들은 주로 자녀를 제외한 부부 등 어른들이 만나는 자리다.
통상 친구나 동료들이 돌아가며 초대를 하거나 함께 공평하게 회비를 내어 치뤄지는 형식들이다. 이런 일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삶에 중요한 역할들을 하고 있다. 자아가 강한 사람들의 모임에서는 허영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사실 대화 자체에도 허영이 잔뜩 덧붙으며, 이런 모임에 참여하거나, 초대를 받고 인정과 존경까지 받고, 더 기쁘게는 선망도 받는다는 것은 뿌듯한 일이다. 삶에서 이런 친목 모임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황에 필요한 예절을 안다.
예절에 대해 굳이 되새길 필요도 없다. 연장자가 숟가락을 들기 전에는 먼저 들지 않는다거나 자녁 식사 자리에서는 보통 남여가 따로 끼리끼리 앉거나 편안하고 단정한 자세로 앉아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지 않으며 수저를 든 채로 손짓하지 않는 것 등이다.
그런데 사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모른다. 예이를 완전히 익히지 못했기 때문에, 최악의 결점을 드러낼 때가 있게 된다. 예의가 부족한 듯 보이는 모습들이 바로 필요한 절제를 연습, 즉 자아를 실제로 다스려본 적이 없어서다.
상대적으로 잘 아는 사람들의 친목 모임에서는 허여심을 마음껏 채우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통제하는 법을 익히지 못한 사람들은 자부심 가득한 자신의 예의를 시험하는 일에 처참하게 실패하고 만다.
학력이 아무리 높고 성공을 맛보았으며, 세상 경험이 많다는 사실은 아무 도움도 안 될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그렇다고 친목 모임이 고루하고 침울아거나 지루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모임을 따분하게 하는 주범은 따로 있다.
바로 자의식이나 자만심에 가득찬 결과로 나오게 되는 모임에서 지켜야 할 예의를 깜박하는 사람들이다. 진지함과 엄숙함, 즐거운 웃음과 시끄러운 웃음, 예리한 재치와 심한 농담, 유쾌한 태도와 술취한 듯 흥청거림, 자부심과 허영심은 전혀 다르다.
자부심이 높은 사람들은 후자가 아니라 전자의 요소들을 익혀 몸에 밴 사람들이다. 대부분 남자로, 혼자서 말을 지나치게 많이, 또 크게 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의 말은 그가 더 많은 말을 하게 하는 자극제일 뿐이다.
우리에게 귀는 두 개, 입이 한 개뿐인 것은 내 말은 줄이고, 상대의 말을 많이 들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자부심 강하고 배려가 넘칠수록 함께 하는 사람들이 즐겁고 만족스럽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진정으로 들어주는 일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월요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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