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는 나의 짧은 생각이 가족이나 친구의 삶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아는 것이다
요즘은 우리가 젊었을 때만큼 자주 형제들이나 가족들, 또는 친구의 집들을 방문하는 기회들이 거의 없다. 아마도 모여 사는 대가족 형태가 깨어지고, 여러 곳으로 흩어져 핵가족 형태로 살아가게 된 사회적 변화 때문일 것이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 일상의 리듬을 깨뜨리고, 가끔은 억지로라도 정중히 대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다 반가운 사람의 방문까지도 불필요하게 사이를 비틀어 놓을 때도 있다.
쉽게 말해서 용서할 수 없는 무례, 안 그럴 수도 있었는데 배려심의 부족으로 만드는 용서 받을 수 없는 무례들은 예고 없는 무작정 방문이다. 얼굴이나 보고, 한두 시간 머물다 갈 생각이었다고 하더라도 배려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더욱 여행 가방까지 들고 나타나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만 알아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함께 있는 것이 아무리 즐겁고 더 많은 시간 함께 있고 싶어 한다고 해도, 이런 식의 놀램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요즘 세상에서는 어린이들도 학원 등 지켜야 할 여러 일정들이 있다. 태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복잡하고 스트레스 많은 사회이라 할 일이 많지 않거나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하더라도 자신만의 그날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물론 찾아온 사람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일정을 미룰 수 있다 하더라도 미리 예고 없는 방문에는 화가 나게 마련이다. 전화는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집주인이 나의 방문과 나와 함께 있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생각이 맞을지 모르더라도 실수를 한 것은 맞다. 아들이나 딸이 결혼하고 따로 살지만, 가서 돌봐줘야 한다는 생각은 무리가 없고 당연하지만 예고 없이 불쑥 불쑥 방문을 여는 것은 질색이고 최고 짜증 유발 요소들인 이유다.
가깝고 친할 수록 신중하라는 사회 규범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요즘의 탄핵 사태도 이런 부주의에서 유발된 것이 아닐까 생각될 때도 있다. 중대한 위반은 아니지만, 안 그럴 수도 있는 일이었고, 배려심도 없었다.
학교 생활에서 충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친구가 '불쑥' 찾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깜짝 방문을 피할 수 없다면 하다못해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건네서 자신이 환영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해야만 한다. 혼자 넘겨짚어선 안 된다.
생각이 아예 없는 사람도 미리 알리지 않고, 가까운 친구 집에 찾아가 오랜 기간 머무르는 경우가 드문데, 이상하게 얼마나 머물 생각인지 언질을 안 해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미리 알리지 않고 불쑥 나타나는 것보다야 덜하지만 예의 위반임은 변하지 않는다.
끔찍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나 함께 있으면 즐거운데, 오래 만나지 못했던 사람이 찾아오겠다고 하면 좋다. 원하는 대로 즐겁고 신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밀린 이야기들도 많이 하고, 추억을 떠올리거나 함께 하고 싶은 일들도 할 수 있다.
얼마나 오래 머무를지 미리 귀뜸을 하지 않았다면, 주인 입장에서는 얼마나 머무를지 묻는 것 자체가 빨리 가라는 의도로 오해받을까 봐 차마 물어보기도 꺼려진다. 얼마나 있을 것이라 미리 이야기하는 것이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모든 삶, 비록 일상의 생활 속에서도 무엇을 기대해야 할 지 알고 싶어하며, 계획도 세우고, 먹고 사는 문제도 준비해야 하고, 일정도 조절하고, 미리 정해진 약속도 지키든지 취소해야 한다.
자신의 즐거울 것이란 생각 때문에 집주인의 다른 일정까지 무시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용서할 수 없는 자만일 수 있다. 예의의 유일한 규범은 신중함이란 사회적 효과의 인과 관계를 몰랐음을 드러내며, 예의가 부족함을 드러내는 일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목요일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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