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44-5]삼세제불(三世諸佛);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삼세에 걸쳐 존재하는 일체의 부처 : 부처님의 신통 변화는 다양하나 오직 하나의 진실, 바로 공이다
고요하고 조용히 앉아 바라보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음을 보지 못하고, 결국 다하되 다함이 없는 마치 허공과 같다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까마득히 멀고 먼 옛적도 모두 지금 그 자리에서 광명을 놓고 땅을 움직이게 됨을 알게 된다. 공(空)은 비었다는 것, 즉 없다는 것인데, 무엇이 없다는 것인가? 인식주체[能]로서의 심념(心念)이 없고, 인식객체[所]로서 일체 법의 차별상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결국 공공(空空)이다.
공(空)이라는 말은 본래부터 일체의 염법(染法)과 상응하지 않기 때문이니, 이는 일체법의 차별되는 모양을 여읨을 가리킨다. 왜냐하면 허망한 심념(心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여의 자성은 모양이 있는 것도 아니요 모양이 없는 것도 아니며, 모양이 있지 않은 것도 아니요 모양이 없지 않은 것도 아니며, 유(有)와 무(無)를 함께 갖춘 것도 아니다.
또한 같은 모양도 아니요 다른 모양도 아니며, 같은 모양이 아닌 것도 아니요, 다른 모양이 아닌 것도 아니며, 같고 다른 모양을 함께 갖춘 것도 아닌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과 법을 둘 다 잊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음을 보지 못하고, 결국 다하되 다함이 없는 경지에 이르니 이것이 바로 공공이다.
‘나’라는 것은 나라고 할 것이 없는 ‘무아의 나’이니, ‘나’라는 것도 얻을 수 없으며, 공과 색 또한 없다. 삼세가 저절로 공하니 이는 식이 멸한 것이 아니며, 식의 성품이 스스로 공한 것이다. 전제와 후제, 중제 또한 공하니, 공이라는 견해에 떨어지지도 않는다. 큰 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목마르다 하지 말고, 떡을 가지고 있으면서 배고프다 말하지 말라. 과거 현재 미래가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 스스로 어두워 천변만화가 허공과 혼합되어 한 덩어리인 줄 알지 못한다.
나름대로의 집을 짓고 있는 사람은 공부를 안 한 사람보다 못하다. 공부는 아주 몰라야 어렴풋이 아는 것이 생기면 이것이 도둑이 된다. 그래서 철저히 화두에 대한 의심을 지어 도둑놈이 엿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공부는 해도해도 끝이 없는 것 같고, 표가 나지 않으니까 얼른 드러나 뭔가 알아지는 것이 있어야 할 텐데 하고는 엉뚱한 짓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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