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쓰는 온갖 글들은 경험한 것들을 이리 저리 기록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글을 쓰면서 똑같은 일들을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되고, 그 글을 시간이 지나서 읽게 되면 결국 세 번 경험하는 기회가 된다. 그래서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심리적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달리기 관련 글을 쓰는 것도 그날 운동에서 성공적이었던 전략을 반복할 수 있도록 무엇이 효과가 있고, 무엇이 비효과적이었던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날씨, 주로, 착용한 옷이나 비품, 거리와 시간, 즐거움과 어려움, 느낌 등 다양하다.
한 번은 달리다가 앞에 가는 젊은 여학생 또래의 신발끈이 풀려서 좌우로 휘둘리는 것을 보고 속도를 높여 추월하면서 신발끈을 밟으면 넘어지기 쉽다며 다시 매듭을 짓도록 이야기해주어야 하겠다고 서너발자국 뒤까지 접근했는데 '아뿔싸!' 일이 나고 말았다.
부축해 일으켜 주면서 괜히 내가 뭔가 잘못한 것처럼 미안하고 송구스러웠던 때도 있다. 그 뒤로는 달리다 마주치거나 추월한 사람들의 모습을 관심있게 살펴보는 습관이 생기기도 했다. 그래도 절대 그들에게 어줍잖은 충고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모든 시행착오는 스스로 느끼고 경험하고, 해결책 또한 스스로 찾고 준비해야 건강하고 즐거운 달리기 생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항상 나 자신의 달리기 자세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피고 둘러본다.
달리면서 마주치는 햇살과 그늘, 눈과 비, 바람과 구름, 추위와 더위, 새소리와 풀냄새 등을 둘어보고 즐기며, 그런 자연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관련된 상상들 뿐만 아니라 내 기본적 체력을 유지하고 이어가고 싶은 마음을 들여다 본다.
가끔은 신체 어느 부위든 한 번씩 통증이 생기거나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자세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사라졌음을 느끼게 된다. 그런 자세나 습관을 기억했다가 평소의 달리기에서 다시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식이다.
신발과 속도가 가장 중요한 외적 요소이며, 속도와 휴식이 같은 수준의 내적 건강 요소가 된다. 앉아 있는 것이 긴 것은 어쩔 수 없는 개선하고 싶은 사유의 하나이긴 하지만, 일과 관련된 만큼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운동 후 얼음찜질을 하거나 진통 크림을 바를 정도로 불편감을 느낄 때는 거의 없다. 피로가 쌓이는 느낌이 들면 자연스럽게 거리를 줄이거나 강도를 낮추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대응하게 된다.
나는 매일의 이런 달리기 명상을 즐기며, 이제 7학년 중반에 저1어들고 있지만 나이에 상관 없이 '88234'하는 마스터스의 삶을 중단 없이 지켜나가고 싶다. 그래서 낯선 도시나 거리에서 길을 배회하면서 마음껏 달리지 못하는 상황을 가장 안타까워 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아름다운 목요일 하루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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