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희로애락의 감정에 빠져보지 못한 사람은 없다. 화 또한 크게 내 안과 밖의 대상, 즉 나 자신에 대한 화와 밖의 사물에 대한 화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밖으로 내는 화는 쉽게 이해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내는 화는 이해를 못하는 수가 많다.
그러다 보니까 자신에 대한 불만이나 화가 누적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진료실이나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존감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이나 비하감을 가진 경우들도 상당히 많아 보인다.
나 자신에 대한 화는 나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삶을 사는 데뿐만 아니라 수행의 향상에도 큰 장애로 작용하게 된다. 자기 분노, 즉 자기애 또는 자신에 대한 분노가 많은 사람은 마음이 경직되고 날카로우져서 다른 사람에게도 화를 많이 낸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해주는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하며, 오히려 저항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화를 버린 후에 자신이 처한 상황, 환경 등을 자애롭고 우호적으로 볼 수 있도록 마음의 태도를 바로 잡아야 제대로 된 바른 수행이 가능해진다.
자신에 대한 화를 버리는 데는 존재의 불완전함을 이해하는 통잘이 아주 중요하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완벽하기를 바라고 그러지 못할 때 부족한 것이 많다고 불만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고, 그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부처님께서도 존재의 실상 자체가 무상하고 괴로움이라 설명하셨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 존재의 불완전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세상에 아무리 능력이 많고 행복한 존재라도 영원히 그렇지는 않다. 세상 만사가 무상하므로 언젠가는 모든 것이 사라진다.
반대로 세상에 아무리 능력이 없고 괴로움이 많은 존재라도 영원히 그렇지는 않다. 이처럼 사람의 모습은 변하기 마련이므로 완벽한 상태란 있을 수 없다. '나'라는 존재는 고정된 모습이 아니라 조건의 변화, 즉 인연에 따라 계속 변하므로 불완전하다.
이 사실을 명확하게 통찰하면 지혜로운 사람이며, 자신의 외적 모습을 취사선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하면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외적 성취에 대해 집착하거나 좋아하며, 우월감이나 자만에 빠지지 않는다.
그 반대로 자신의 허물이나 잘못, 가난하거나 부족한 능력, 자신의 주변 환경이 나쁘다고 불만을 느끼거나 싫어하고, 자신이 열등하고 못났다고 자학하지도 않고, 오직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통찰하며, 괴로움이 일으키는 해로운 행동을 버리려 노력한다.
이렇게 나 자신의 불완전한 존재성을 통찰하면 나의 부족한 면을 싫어하고 자학하기보다 나의 부족한 면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부족하거나 결핍된 부분을 극복하고 더 향상된 삶, 즉 괴로움을 끊고 진정한 행복을 실현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아름다운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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