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5.01.23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시간이 돈이라고? 시간은 빨리 돈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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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그렇게 살다보면 내면은 황폐해지고, 유명한 이름과 함께 죽을 뿐이다. 기업가가 맥대한 재산과 함께 사라지듯. 인간은 기계적 사물이나 수단이 아니며, 뭔가 쓸모 없는 일을 한다고 느낄 때 진정한 인간 자신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은 집이다. 그러면 집은 무엇일까? 시멘트 벽들로 둘러싸인 텅빈 허공 속 공간이 곧 집이다. 그러나 장자나 노자는 다른 대답을 했을지도 모른다. 집은 벽이 아니라 문과 창문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그들이 중요시하는 것은 다른 부분에 있다. 벽은 쓸모가 있지만, 그 벽의 쓸모있음은 그 뒤에 있는 쓸모 없는 공간에 의존하고 있다. 방은 공간이지 벽이 아니다. 물론 공간은 공짜지만, 벽들은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차이가 있다.

집을 산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벽과 물질들, 눈에 보이는 것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물질들 속에서 살아갈 수는 없다. 벽 속이 아니라 방에서, 그 비어 있는 공간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차를 사지만, 그 비어 있는 공간 속에서 지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집도 시멘트나 흙, 또는 벽돌로 둘러싸인 허공이 곧 집이며, 문이란 그곳에 아무 것도 없음을, 벽이 없음을, 비어 있음만 확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문이 없으면 집으로 들어갈 수 없다. 창문이 없으면 햇빛이 들어올 수 없고, 바람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죽을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집은 그대로 무덥이 되고 만다. 그래서 노자나 장자는 말한다.

집은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나는 벽과 물질들이고, 다른 하나는 그 벽들에 의해 둘러싸인 텅빈 공간이다. 벽과 물질들은 저장성이 있고, 실리적인 반면에 그것들에 둘러싸인 빈 공간은 돈으로 사거나 팔 수 없고, 경제적 가치도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 비어 있는 공간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만약 벽 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그럴 수도 물리적으로 없겠지만, 아마도 미처버릴 것이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그런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애쓴다.

살아가면서 실리적인 것만을 선택하는 것이다. 자식이나 아이들이 공부 안 하고 놀고 있으면 우리는 거침없이 말한다. "너가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뭔가 네 삶에 유익한 것을 해래. 배우고, 읽고, 적어도 숙제라도 하든지 뭔가 유익한 것을 해라."

아이들이 방랑자가 되거나 싸돌아 다니지 말라고 거듭 거듭 말한다. 만약 아이들에게 그렇게만 가르친다면, 서서히 그 쓸모없음을 죽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단지 쓸모있게만 될 것이다.

한 인간이 단지 쓸모 있게만 될 때, 그는 죽어 있는 것이다. 그를 제대로 써먹을 수는 없다. 그는 이제 기계적인 사물, 수단이며, 그 자신을 위한 목적이 아니다. 무엇인가 쓸모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때 진정한 그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일 뿐, 내면은 황폐해지고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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