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세상살이가 힘들어지면 사람들의 얼굴 표정의 변화가 없어지거나 몸짓이 무겁고 굼뜨게 된다. 실제로 나도 그런 인상이나 행동거지를 가지고 있다. 언뜻봐서는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웃는 것도 아니다.
주위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는 마치 사춘기 젊은이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이다. 그냥 무표정 그 자체다. 그런데 이것이 중요하다. 무표정은 무감정을 나타낸다는 사실이다.
젊은 사람들은 종종 "불쌍하다"는 동정적 말을 하기도 하지만, 정말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젊은 사람들이 불쌍하다거나 혹은 가엾다는 말은 마치 날씨 이야기 비슷하다.
날씨 평가와 비슷한 그런 차원의 일상적 대화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입으로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에 적절한 표정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표정 연구는 먼저 동물학에서 시작되었다.
동물들에게 표정이 있다는 것을 이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표정이라고 해서 감정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상대를 위협하는 표정, 두려워하는 표정 등에 관한 연구가 많지만, 웃는 얼굴이 연구되었던 적은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는 듯하다.
동물은 인간과 같이 복잡한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상대와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 서로 접촉하거나 기이한 소리를 내는 등 원시적 방법으로도 충분하다. 동물들에게 표정이 있다고 해도 우리들의 표정과는 의미가 다를 것이다.
우리가 말 그대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바로 인간다운 이유 중의 하나다. 우리 본성인 사회적 관계에서 자기 감정의 발로인 표정이 젊은이들에게서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을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 면에서 화를 내거나 울기도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마음이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무표정한 사람들보다는 울컥 치민다고 말하고는 금방 분노의 표정을 나타내는 쪽이 훨씬 더 인간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젊은이나 어른이나 똑같다. 곧바로 고함치고 슬픔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감정이 풍부하고, 자유롭게 자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친구나 상사로 두고 있는 사람은 이유 없이 괜히 삻어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표현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관상이 들어 맞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얼굴에 매일의 생활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관상에 대해 전혀 모르는 어린이조차도 불행이 거듭된 얼굴과 행복에 넘치는 얼굴을 판단할 수 있다. 감정이 얼굴에 나타나고, 표정이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행복에 넘치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 온화한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은 그런 표정의 얼굴로 만들어지고, 매일 울고 있거나 화를 내고 있는 사람의 얼굴 근육은 그에 맞는 표정의 얼굴로 저절로 만들어진다. 웃지 않으면 웃는 근육이 발달할 수 없다. 억지로 웃는다고 이상하게 굳은 얼굴 근육은 숨길 수 없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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