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 없이 잘 살아가는 데도 실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하늘이 끝없이 높이 올라가고 푸르디 푸른 하늘에서 부는 겨울 바람은 차고 뒷머리와 손가락이 얼음이라도 어는 듯 얼얼하고 시리고 아프다. 고추잠자리가 날고, 소슬하던 가을바람과 아름답던 단풍들은 강해지는 겨울 바람에 기약이나 흔적도 없이 땅으로의 여행을 떠났다.
자연은 이렇게 무심하게 변하고 있으나 우리 마음은 자연의 아름다운 변신을 제대로 감상할 여유조차 없게 변하고 있다. 매일같이 보는 이웃이나 친구들도 점차 지쳐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중에도 건강해 보이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다.
우리 어릴 적 부모들은 산업 개발 시기의 변화하는 환경을 몸소 겪으며 자식들은 공부를 해서 사람의 도리를 알기를 원하셨다. 먹고 살기 힘든 환경이었지만, 자신이 못 배운 탓이라 치부하고 자식들만은 벗어나길 소원하셨다.
평생을 농사를 지어도 흉년이 들면 굶어 죽기도 하는 농부들의 자연 생활보다 산업화 시대가 시작되면서 막 모습들을 보이던 거대한 공장에 취직하여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편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더 나은 삶이라 생각하셨다.
그래서 영리하면서도 대담하며, 거침없는 성격의 남자를 원하셨지만, 나는 말이 없고 부끄러움은 많고 마음이 약해 개나 고양이, 소나 돼지, 토끼 등을 키우고 함께 노는 것을 좋아했다. 어른들이 보시기에 용기가 부족한 편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내가 항상 산에 가서 땔 나무하고, 들로 가축들이 먹을 풀 베러 가는 것을 좋아하셨다. 그렇다고 실속 없이 스스로의 위신을 포기하고 실익을 얻는 데만 열중하는 것은 분명하게 반대하셨지만, 내가 스스로 뭔가 새로운 발견이나 경험하는 것을 격려해주시는 편이셨다.
우리 인생은 뭐든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그와 관련된 한 가지 지혜는 얻을 수 없는 법이다. 일상의 삶의 순간 순간에 진실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다음에 같은 상황을 만났을 때 그 때 배운 지혜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우리 삶의 이웃이자 주인이다. 이웃이자 주인으로 잘 지내려면 세상이 어떤 위인인지 잘 알 때까지는 나를 먼저 드러내면 안 된다고 배웠다. 그런 삶의 태도가 바로 허물없이 잘 살아가는 처신법이 되는 셈이다.
선남선녀가 만나 부부로 오랜 세월 살아가다 보면, 상대의 눈빛만 보더라도 무엇을 원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어야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즉 말 그대로 서로에게 허물 잡히지 않도록 처신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 아이들도 편하고 좋은 길만 가길 바라는 것은 당연하지만, 더 쉼게 살아가는 길이 있을 수 있더라도 돌아가는 법도 있음을 스스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흔히 하는 말로,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잡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해주는 부모가 되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수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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