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살아가는 세상에는 각 방면의 전문가들이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전문가들도 궂은 일을 예측하는 일에는 취약하다. 집단일체감이 지배적인 전문가 집단일수록 곧 닥칠 자기 전문분야의 위기를 예측해내지 못했다는 조금 오래된 연구 결과도 있다.
심지어 위기 발발 두 달 전까지도 전문가 집단에서는 아무 것도 깨닫지 못했다. 우르릉 쿵쾅하는 지평선 너머의 소리를 감지한 기상학자들조차도 곧 닥쳐올 천둥번개의 위험성은 평가절하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 나라가 경제 위기에 봉착했던 때에도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었다. 기상학자들이 비가 올 확률을 맞출 수 있는 것은 겨우 서른세 번 중 한 번꼴이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래서 집단 일체감이 강항수록 전문가들의 부정적 상황 도래에 대한 예측은 대체적으로 낙관적 성향을 띠게 된다는 이야기다. 경제계의 주류가 단 한 번이라도 불황이 닥칠 상황에 대해 경계 태세를 갖춰본다면 아마도 미래의 위험 정도는 간단히 예측가능할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경제 호황 이후에 기다리고 있는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우리 나라와 미국의 금융위기 사태에서 분명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물가가 폭락하기 이전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위험을 표명했지만, 전문가들만 그런 예상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어떤 전문가 집단이든 주류는 비주류의 의견에 대해 일단 거부 반응을 보이는 현상은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아름다움을 진리와 혼돈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우리의 경험에서도 그런 일들이 허다하다.
딱 떨어지는 수학 공식이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에 주류들은 시중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을 공식으로 묘사하려 한다는 것이다. 복잡한 삶의 현상들을 물리학이나 수학 방정식으로 설명함으로써 통제 가능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든 혼란과 안정이 반복되지만, 혼란에 대한 기억이 조금씩 사라질수록 완벽한 제도 속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 인간들이 서로 상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게 되며, 자기들이 가진 이상주의적 관념을 아름답게 포장해서 내놓게 된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관념적 오류는 바로 모든 세상살이 현상들을 우아하고 보편적으로 설명해내려고 고집한다는 점이다. 그런 욕망들 속에는 자신들의 전문적인 능력을 공개적으로 내보일 기회를 찾는 욕구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 무균적이고 순수한 낭만적 발상은 자신이 실패할 가능성을 일절 보지 못하게 만들고 만다. 그렇지만 아무리 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도 인간의 이성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점을 깨닫지 못하고 한 없이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다가 문제를 터지게 만든다.
우리 사회의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대립처럼 세상은 마음대로 어느 하나의 관점으로 통제가 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들을 제대로 보지 못해 불완전하다. 어떤 체제든 언제든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에 오만함을 버려야 하지만, 수학 공식들의 비합리성이 이 점을 간과하게 만들고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