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우리가 인식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하늘과 땅이 같은 뿌리에서 나오고, 모든 존재들이 그 한 몸에서 나온다. 이렇게 모든 존재들이 하나로, 빈틈없는 관계를 맺으며 짜여져 있다.
우리 모두는 그런 하나의 큰 존재인 세상의 하나의 구성품일 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각각의 개체들이 소외되거나 배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분이 곧 전체이고, 한 개체가 곧 전체라고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우주 만상의 단순한 구성품이 아니라 오히려 중심이고 축이다. 내가 있음으로 해서 나를 싸고 있는 세상 전체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고, 거대한 우주의 톱니바퀴가 나로 인해 비로소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다 존재 그 자체로 곧 전체이며, 우주 삼라만상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개인과 전체, 나와 우주가 상호 소통하고 자유롭게 전환되는 작용이 필요하다. 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상은 시공을 넘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복잡한 연결망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서로 전환되며, 각 개인과 개체들이 가지고 있는 상호작용과 전환 관계를 통해 모든 존재들이 바람이나 공기처럼 걸림 없이 서로의 인연을 주고 받으며 소통하는 원리가 된다.
부부는 서로 다른 남자와 여자가 각 개인이 아니라 서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융합하여 이루는 가정을 통해 서로의 영향을 주고 받으며 공동체라는 하나의 존재를 이어가고 있다. 서로 다른 몸의 개체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 또한 한 사람은 전체와 다르지 않고, 전체는 한 사람과 다르지 않다. 개체와 전체가 다중이 아닌 하나로 존재하는 것이다. 모든 존재들이 나와 너라는 개인적 개체로 분리 단절되어 있지 않고 서로의 모습을 빼앗아 간다.
맛있는 감나무의 홍시는 흙속의 영양분을 빼앗아 홍시가 되고, 흙은 다시 홍시의 형상을 빼앗아 흙으로 변화시킨다. 물가에 닿는 파도는 쉴새 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물결이 알어나 파도가 만들어진다.
먼저 기슭에 닿은 파도와 뒤따라 밀려온 파도는 서로 다르지만, 철석하고 기슭에 부딪치며 부서지는 순간 이 파도는 저 파도의 형상을 빼앗고, 저 파도는 이것의 정체성을 뻬았는다. 이렇게 각자 상대의 형상을 빼앗아 내가 너가 되고, 당신이 내가 된다.
이렇게 서로의 형상을 빼앗기도 하고, 자신의 것을 빼앗기기도 하면서 서로를 구분하던 울타리가 없어지고 시내나 강, 또는 바다라는 전체성을 드러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우리는 '나' 또는 '너'라는 형상으로 서로를 배제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 우리들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금요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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