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사랑하는 남녀가 하는 연애와 시작만 다를 뿐 과정은 똑같지는 않아도 거의 비슷하다. 성격이 맞지 않아 다투거나 화해를 통해 더욱 단단한 관계로 다져지기도 하고, 열렬히 사랑하면서도 미워도 하고, 극진히 존경하면서도 완전 무시하기도 한다.
서로 밀고 당기고 속을 뒤집고 헤집으며 인격의 밑바닥을 보기도 하는데, 만약 사랑하지 않았으면, 그런 마음이 생기기도 전에 이미 끝났을 것이다. 애정은 남녀와 나이를 떠나 믿음과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런 사랑이 숙성되는 과정에서 나를 바꾸고 상대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상대의 눈을 통해 내 결점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그 부족한 점을 고치기 위해 애를 쓴다. 다른 사람에게 맞추기 위해 나를 바꿔가는 과정이 곧 인격 도야의 길이다.
이런 저런 일로 결국 헤어지기도 하지만, 그런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그 결과 지금의 나로 성장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왜 사랑하면 꼭 남녀간의 애정 관계를 떠올리게 될까? 원론적으로 보면 우주가 음양의 원리로 형성되고 유지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모의 사랑을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나고, 생명은 사랑으로 인해 새롭게 태어나는 의식이다. 우리 무의식 속에서도 사랑의 동기가 생겨날 수 있으며, 우리 무의식 속에는 이성상이 존재하고 있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끌림은 바로 이것 때문이다.
태극의 붉은 영역이 푸른 곳으로 흐르고, 푸른 영역이 붉은 영역을 향해 역동적으로 나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 안의 불완전성이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나와 반대되는 다른 존재의 성의식을 찾아가는 것이다.
내 안의 불완전하거나 미성숙한 성의식이 완전해지기 위해 상대의 성의식을 찾아가 보완되거나 상대 또한 마찬가지로 내 안의 성의식을 찾아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라는 두 존재가 만나 하나의 성적 완성체로 합쳐져 가는 과정이 사랑의 본질이다.
바로 우리 조상들이 말하던 음양의 조화라는 과정이자 상태다. 현실에서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힘든 이유가 바로 우리 스스로가 미성숙한 존재들이라 저마다 각양각색의 인격과 사랑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탓이다. 사랑에도 수행이 필요한 이유라 할 수 있다.
더 아름답고 완전한 사랑을 성취하고 더 완벽하게 행복해지기 위해 나 자신을 더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이다. 홀로 살아가는 수행자도 언젠가는 더불어 잘 살기 위해 자신을 성찰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께 살아가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그리워하게 된다.
상대와 더불어 함께하는 삶을 통해 부족한 자신을 확인했으며, 완전한 존재로 성장하기 위한 시간과 공간이 필요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랑은 현재의 나 자신의 불완전함을 확인시켜 주는 바로미터일 뿐만 아니라 인생의 목표가 되어준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금요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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